이재용 집행유예 판결로 여론 악화경·검, 삼성그룹 전방위 조사 나서창업자 탄생 축하행사 부담됐을 듯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은 고 이병철 창업자의 탄생 108주년이다. 하지만 삼성은 공식적인 행사 없이 조용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가로 꼽히는 호암은 1910년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태어났고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열면서 오늘날 삼성그룹의 기틀을 닦았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 호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호암 탄생일에 간단한 기념식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중단된 상태다.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석방돼 기념행사 개최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아무런 공식 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을 둘러싼 최근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기념행사를 개최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5일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총수공백의 위기에서 한숨을 돌렸지만 이후 경찰과 검찰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1년간의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둘러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 부회장도 아직까지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공식 행보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 없다. 이건희 회장이 입원해 있는 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주요 경영진들과의 회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행보는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경찰이 이건희 회장을 조세포탈과 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시절 삼성이 자동차 부품업체 DAS(다스)를 지원한 혐의에 대한 수사를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은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이와 관련 검찰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차례 실시했다. 또한 다스 지원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학수 전 부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경찰과 검찰의 삼성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은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 이후 거세진 만큼 이 부회장도 당분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도 삼성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첩첩산중에 놓인 삼성으로서는 창업자의 탄생일을 챙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던 상황에서 삼성전자 압수수색까지 이뤄지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며 “창업자 탄생일을 자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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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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