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미지·신뢰 회복에 방점사회적 책임으로 보답 가능성 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5일 오후 2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선고 공판이 끝난 이후 서울 구치소를 들러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면서 “지난 1년간 나를 돌아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1년만에 석방 되면서 향후 경영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중점이 맞춰 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인생의 꿈이자 목표는 경영 능력을 검증받아 성공한 기업인으로 남는 것이었다”면서 “비록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더 강하고 가치 있는 초일류 기업의 리더로서 인정받고 싶었다”고 강조한 바있다.
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아버지와 같은 삼남도 아닌 외아들로 후계자 경쟁도 하지 않은 제가 왜 대통령에게 승계를 이유로 부정한 청탁을 하겠느냐”며 “(성공한 기업인이 되기 위한)자신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부회장의 최후진술로부터 향후 경영 방침은 ‘경영인으로서의 성공’, ‘사회에 대한 보답’ 등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이인용 사장이 삼성봉사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최순실 게이트’여파로 주춤했던 사회공헌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삼성의 사회 공헌 활동이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더욱 가속화 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 이미지 회복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직후 정경유착의 연결고리로 지목받은 미래전략실 해체와 같은 맥락이다.
일부에서는 미전실의 완벽한 해체가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구조본 해체 당시처럼 미전실의 이름만 바꾼 채 그대로 유지할 경우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다만 미전실 기획팀이 담당했던 ‘대관’(對官) 업무를 미전실 해체와 함께 영구히 없애기로 한 약속을 지키면서 경영 효율화를 위한 ‘미니 미전실’ 부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8년 3월 22일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제2창업’을 선언한 지 30년만에 이 부회장이 다음달 ‘제3창업’을 선언하며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특검과의 유무죄 다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인재(64) 태평양 대표 변호사는 항소심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공소사실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용기와 현명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면서 “변호인 측 주장 중 일부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은 상고심에서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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