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산은, 12일부터 실사 진행 합의기간·자료 공개 범위는 여전히 이견부실경영 책임논란 당분간 이어질 듯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군산공장 폐쇄 배경과 함께 GM의 한국시장 철수 여부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실사에서 한국GM을 둘러싼 의혹들이 해소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12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오전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실무자 간 첫 미팅을 시작으로 재무 실사에 돌입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 달 중순 이후 한국GM의 모회사인 미국 제네럴모터스(GM)와 한국GM 실사 여부를 놓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GM은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주요 자료의 열람을 거부했으나 우리 정부가 “실사 없이는 자금 지원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일단 실사를 진행하는데는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한국GM은 글로벌 판매 감소와 내수시장 부진, 글로벌 GM의 판매전략 수정 여파로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낮은 노동생산성 대비 과도한 인건비 부담이 겹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GM이 한국GM 회생의 대가로 우리 정부에 대규모 금융·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요구하자 업계 안팎의 분위기는 180도 돌변했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한국GM의 생산부담을 높이면서 수출 차량은 GM 관계사가 싸게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2016년 기준 93.1%로 국내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에 비해 10% 이상 높다. 이는 GM 본사의 매출원가인 86.1%보다도 7%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3년간 2조원 남짓 순손실을 기록한 한국GM이 GM 북미 자동차부문 수준의 매출원가율만 기록해도 1조1438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 의원은 지난해 국정조사에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GM 본사가 한국GM에 돈을 빌려주고 연 5%대의 고금리를 수취하고 있다는 주장도 논란거리다. GM 측은 2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지급해야 할 최고 연 7%의 우선주 상환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선주 배당률이 아닌 상환 당시 조달 가능한 금리와 비교해야 하며, 그마저도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을 차환하려는 노력조차 없었다는 점을 꼬집는다.
산은은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이번 실사에서 고금리 차입과 이전가격, 본사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 원가 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GM 역시 지난 주말 ‘경영정상화 방안’을 공개하고 ▲27억달러 차입금 전액 출자전환 ▲2개 차종 글로벌 신차 배정 ▲신차 생산설비 투자 총 28억달러 ▲한국GM 연구개발 역량 확대 ▲구조조정 비용 중 상당 부분 지불 ▲외국인파견임직원(ISP) 감축 ▲한국GM경영실사 원활한 협조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사 과정에서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실사 진행에는 합의했으나 원가 산정 기준 등 주요 자료 공개 여부 및 실사 기간을 놓고도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GM은 3월중 신차 생산배정 계획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빠른 결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실사단은 “정밀한 조사를 위해선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며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정부당국과 GM 간 줄다리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GM 임금 및 단체협약과도 맞물려 있어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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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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