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 공개 CEO 선임 투명성,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신한금융, 現회장 사추위 배제 놓고 고민 ‘오너 회사’ 한국투자금융 영향은 제한적?
15일 금융위원회는 CEO 선출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회사가 국민의 재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일반 회사보다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배구조 개선방안에는 ▲대주주 적격성심사 제도 합리화 ▲CEO 선임투명성과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내부감사업무 실효성 제고 ▲감사위원 선임요건 개선 ▲금융권 임직원 보수공시 강화·내실화 ▲내부통제·위험관리의 실효성과 투명성 강화 등이 담겼다. 예상했던 것보다 세부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마련되면서 당장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하는 금융회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표적인 게 ‘CEO 선임투명성과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에 대한 요구다. 여기에는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대표이사의 참여를 금지하고 CEO 승계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해 후보자군이 투명한 선정기준에 따라 관리되도록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명문화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곧 각 위원회에 회장의 입김을 배제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8개 은행지주 중 내부규범에 현직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활동에 모두 배제시키겠다고 명문화한 회사는 NH농협금융과 BNK금융, DGB금융과 JB금융 등 네 곳뿐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개선 관련 ‘경영유의’ 조치에 따라 각 위원회에서 회장을 제외시킨다는 내용을 규범에 추가했다. 다만 현직 회장에게 연임의사가 있다면 회추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엄밀히 보면 당국의 제시한 요건에 100%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단 기본적인 환경을 조성해둔 만큼 명문화 작업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관건은 신한금융지주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회추위와 사추위에 참여하고 있어 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 규정과 성과보수 방식을 개선하기는 했으나 사추위 등에서 회장을 배제하는 내용을 추가하지는 않았다.
물론 당국의 분위기를 감지한 신한금융 측도 정기 이사회에서 조용병 회장의 사추위 등 배제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지배구조 내부규범의 개정이 통상 연 2회 정도 이뤄지는데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이미 마무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범의 추가 개정은 법안 시행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향방도 관심사다. 지난해 4월 카카오뱅크의 은행업 본인가와 함께 은행금융지주로 전환한 한국투자금융은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 후보를 임추위에서 추천하는데 실질적인 회장인 김남구 부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2011년 이후 사외이사로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추천을 받아온 상황이다.
하지만 당국은 한국투자금융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지적한 일은 없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오너 회사라는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이 조만간 한국투자금융에 대해서도 지배구조 점검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앞으로 나타날 변화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당국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과 시행령, 감독규정 개정안을 15일 입법예고한 뒤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상반기 중 국회에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 CEO 선출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CEO 후보자 자격기준을 내실화하고 후보 관리 현황을 주주에 보고하도록 하겠다”면서 “사외이사와 감사 추천 시 CEO 영향력을 제한시키고 고액 연봉자의 보수를 철저히 공시하도록 책임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