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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에서 ‘에이스’로···김동연 부총리의 1년

‘패싱’에서 ‘에이스’로···김동연 부총리의 1년

등록 2018.05.15 15:24

수정 2018.05.15 15:33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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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장·혁신성장·패러다임 전환 성과 원칙 제시하며 한국GM 등 구조조정 척척청년 일자리정책·삶의 질 개선은 아쉬워

<그래픽=박현정><그래픽=박현정>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와대 및 행정부 경제라인 가운데 ‘가장 일 잘 하는 장관'으로 꼽힌다. 취임 초 김동연 패싱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것이 무색할 만큼 취임 1년 사이에 나름 선방한 결과를 거뒀다. 김 부총리는 정권 초기 청와대 참모들이 주도한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혁신성장으로 일부 선회하는 데 가장 큰 주도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한 매체가 지난 7일 각계 전문가 140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김 부총리는 청와대 및 행정부 경제라인 업무 평가(10점 만점)에서 10명 가운데 가장 높은 7.01을 받았다. 평가 대상 중 7점을 넘긴 이는 김부총리가 유일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취임 초에는 청와대 ‘실세’들에게 밀려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동산 대책이나 법인세, 보유세 문제 등의 정책에 있어 그가 주도하지 않은 일이 몇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행정 각 부처와의 ‘엇박자 논란’도 일면서 김동연 패싱’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취임 1년여만에 본인 스스로 이 같은 논란을 종식시켰다. 문 대통령에게 ‘시어머니(간섭하는 사람)가 많다’ ‘기재부를 믿고 맡겨달라’며 수 차례 소신 발언까지 하며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매달 한 차례씩 비공개 정례보고를 할 만큼 입지를 확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와만 정례회동을 해왔던터라, 경제부총리의 정례보고는 이례적이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정부 출범 1년 만에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3% 경제성장률을 복원하고 경제패러다임 전환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또 정권 초기 청와대 참모들이 주도한 소득주도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혁신성장으로 일부 선회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김 부총리 또한 문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거시경제 성장과 패러다임 전환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혁신창업 단지인 팁스(TIPS)타운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히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한 초석을 지난 1년간 깔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런 인식을 드러냈다.

실제 세계경제 회복세와 추경 등 확장적 거시정책 등에 힘입어 지난해 우리 경제는 3.1% 성장했다. 3년 만의 3%대 성장률 복원이었다. 또 1인당 국민소득도 3만불 거의 근접했다. 수출 호조로 세계 수출순위는 8위에서 6위로 상승했고, 무역규모도 1조달러를 회복했다.

거시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사람중심 경제’로 패러다임 전환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이 김 부총리의 설명이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최저임금을 사상최대 폭(16.4%)으로 인상했다. 이에 지난해 4분기에는 가계 실질소득이 9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저소득층 중심으로 소득이 늘면서 소득분배지표(5분위배율)도 8분기만에 개선됐다.

취임 후 김 부총리의 행동반경을 살펴보면 경제 전반에 이르지 않는 곳이 없었다. 최저시급 인상과 일자리 정책, 부동산 규제, 종교인 과세, 암호화폐 규제, 한국타이어·한국GM 이슈 등 어느 경제 현안에도 그의 이름이 빠져 있던 적이 없다.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종교인 과세 문제와 미국의 환율조작국 문제, 중국 사드 문제 등 굵직한 경제 현안을 끈기있게 풀어나가며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처했다.

지난해 7월 바쁜 업무 속에 결막염에 걸려 충혈된 눈으로 브리핑 자리에 나타났고, 급기야 지난 1월에는 퇴근 후 입원한 뒤 다음날 아침 퇴원해 출근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7박12일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만나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협조를 요청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가 안쓰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김 부총리가 구조조정에 있어 “시장중심 원칙을 고수했다” 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성동조선, STX조선, 금호타이어 등의 구조조정에서 김 부총리가 보여준 모습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취약업종으로 분류되던 조선과 해운, 철강업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어 왔고, 그 결과 성동조선과 STX조선,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등은 미래가 결정됐다.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부실기업에 ‘구체적인 자구안을 마련하라’고 강력하게 압박하는 과정에서 김 부총리가 뚜렷하게 같은 원칙을 강조해 결과적으로 ‘노조의 전향적인 태도’를 이끌어 낸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부총리가 기업과의 소통에 직접 나서는 모습도 인상적이라는 평이 많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의 만남에서 기업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직후 올해 3월까지 LG, 현대차, SK를 잇달아 직접 방문했다. 김 부총리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부의 혁신성장에 동참을 이끌어 내고 있다.

반면 아직은 일자리정책이나 삶의 질 개선 등 실질적 경제 성장은 미흡했다는 평가다. 김 부총리도 경제 성과가 국민의 피부에 와닿지 않은 점을 반성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8일 “일자리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더 성과가 나서 국민과 청년의 일자리 문제를 조금 더 해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7월 공개한 경제 정책 방향에서 ‘사람 중심 지속성장 경제’를 5년간 추진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천명하고 이를 위해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중요 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지난 3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실업자 100만명을 넘긴데다 극심한 청년실업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 부총리 또한 가장 역점으로 두는 부분은 바로 청년실업 문제다. 지난해 8월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검색한 결과 ‘청년’이란 단어는 70번, ‘일자리’는 34번으로 여느 단어보다 많이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와 관련한 추가경정예산을 국회가 심의해 달라”고 시시때때로 호소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10일 경제장관회의에서도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개선 등의 측면에서 국민이 체감하기에 미흡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김 부총리는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아쉬운 측면도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문제와 혁신인력 양성 등에 해야 할 일이 많고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우리경제에 착근되고 가시적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일자리·혁신성장 등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이러한 일자리 및 혁신성장 과제의 차질없는 추진과 함께 “거시경제의 안정적 관리와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 위협요인에 대비한 중장기 대응전략도 구체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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