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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

[가상화폐 위기인가 기회인가①]가상화폐 열풍,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

등록 2018.06.12 07:01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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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비트코인 2660만원 최고가···현재 700만원대서 등락정부규제 후 코인가격 폭락했지만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거워업계 “정부,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위해 제도권 편입 서둘러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지금 인터뷰하는 2시간 동안 30억이 늘어났네요.”

지난 1월6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알고싶다’에 출연한 한 20대 청년의 말 한마디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투자금 8만원으로 시작해 방송 당시 28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청년의 모습은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2660만원을 돌파,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날 국제시세(1만6419.86 달러)보다 9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국내에 불어 닥친 가상화폐 열풍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는 거품을 만들어냈다.

가상화폐 투자가 ‘투기’ 양상으로 돌변하자 정부는 뒤늦게 규제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12월28일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골자로 하는 규제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가상계좌 신규 발급 정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신규 투자자는 은행에 실명 확인을 받은 가상계좌를 통해서만 가상화폐 거래가 가능해졌다. 그나마도 일부 대형 거래소에만 신규 계좌발급을 허용했을 뿐 중소형 거래소는 신규계좌 발급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 장관은 1월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며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가상화폐 열풍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필두로 최소 수천개의 알트코인(Altcoin·대안화폐)들이 잇따라 가상화폐 공개(ICO)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18년 6월7일 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총 1645개다. 업계는 이들 코인과 토큰 외에도 전 세계에 최소 4000개 이상의 가상화폐가 거래되거나 거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가상화폐와 거래소가 난립하자 업계는 자정 노력에 나섰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국내 유력 거래소들과 블록체인 관련 업체와 단체들이 참여해 자체 ‘자율규제안’을 만들었다. 정부가 여전히 가상화폐를 어떻게 제도권에 편입시킬지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협회는 거래소 스스로 자율규제를 통해 투자자 보호에 나선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자율규제안의 핵심은 투자자 보호에 있다”며 “개별 거래소 스스로 통일된 자율규제안을 지켜나간다면 투자자뿐 아니라 정부에도 업계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가상화폐 거래에만 묶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장(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지난달 열린 블록체인 관련 컨퍼런스에서 “블록체인 산업의 꽃은 ICO”라며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ICO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가상화폐를 발행해 펀딩에 성공한 기업들은 많지만, 여전히 이를 활용해 어떤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나가야할 지는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은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산업을 이끌 것”이라며 “가상화폐 거래를 넘어 관련 기술을 다양한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생태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정부는 시급히 가상화폐를 제도권에 편입해 건전한 거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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