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지사는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 청사에 도착해 재판이 열리는 303호 법정으로 향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지은씨가 방청을 위해 법정을 찾았으며, 법원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김지은씨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통로로 법정에 출석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지사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공판은 김지은씨가 지난 3월 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안희정 전 지사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이래 4개월 만에 열렸다.
안희정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김지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지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로 올해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날 오전 공판에서 검찰은 안희정 전 지사가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인 도지사로서 수행비서인 김지은씨에 대해 절대적인 지위와 권력을 갖고 있었다고 강조하며 그가 갑의 위치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성폭행이 아니라는 안희정 전 지사 측 주장을 반박하며 "호감에 의한 관계라는 것도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면서 "권력형 성범죄 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며, 나르시시즘적 태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안희정 전 지사 측은 '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이성적 감정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고수하며 "검찰이 수행비서의 의미를 과장한다"며 "가령 모두가 '노'라고 할 때 수행비서는 '예스'라고 해야 한다는 식의 얘기는 수행비서의 적극성을 강조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방청석에 앉은 김지은씨는 45분가량 이어진 오전 공판 내내 자신이 가져온 노트에 재판에서 오가는 발언 내용을 적는 등 재판을 꼼꼼히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1시간 가량 재판을 심리한 뒤 오전 11시 45분쯤 오전 재판을 끝내고 휴정했다. 오후 2시부터는 오후 재판이 시작돼 증거 조사가 진행된다.
안희정 전 지사는 오전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일일히 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판사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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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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