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공시 누락’ 삼성바이오 중징계 존중에피스 관계사 전환 문제 재감리도 수용키로차주 금감원 측 입장 발표, 추후 갈등 분수령
금감원은 당초 13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여의도 본원 기자실에서 박권추 전문심의위원이 발표자로 나서서 지난 12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결정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적 회계 부정 사태 관련 제재에 대한 금감원의 입장을 백브리핑을 통해 밝힐 예정이었다.
금감원은 오전 9시 14분께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백브리핑 일정을 공지했다. 백브리핑 공지 이후 금융권 안팎에서는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사 변경 과정에 대해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한 것에 대한 심경을 밝히지 않겠냐는 예측이 나왔다.
당초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 고의 누락을 중대한 회계 기준 위반 행위로 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검찰 고발을 단행하는 등 중징계를 결정했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 처리 기준 문제는 판단을 보류하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공지 후 한 시간여가 지난 오전 10시 16분께 백브리핑이 돌연 취소됐다. 금감원 측은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발송해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오전 11시 7분께 발송된 문자메시지를 통해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지난 6월부터 2개월에 걸쳐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며 “향후 고의로 판단된 위반 사항에 대해 신속히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공해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 누락을 고의적 회계 부정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증선위와 금감원의 이견이 없었기에 이를 전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투자주식 임의평가와 관련한 증선위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 재감리 관련 구체적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재감리 요청에 대해 즉답을 피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에 대해 금감원 측에서는 “당연히 재감리 요청을 수용하겠다는 것이 금감원 방침이며 재감리에 대한 방법적 부분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백브리핑을 취소한 것은 금융위와의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자세한 재감리 계획은 추후에 다시 공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증선위의 결정을 수용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문제를 두고 격화되는 것 같았던 양 측의 갈등은 일단 조정 국면을 맞게 됐다.
다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우선 삼성바이오에피스 문제와 관련해 재감리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관건이다. 12일 종결된 심의에서 증선위와 금감원의 의견 충돌이 가장 선명했던 대목은 회계 부정을 따지는 기간이었다. 금감원은 2015년으로 한정한 반면 증선위는 2015년 이전의 회계 기록도 따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만약 앞으로의 추가 감리에서 금감원이 증선위 측 주장을 받아들여 2015년 이전의 회계 기록까지도 따지게 될 경우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입장대로 금감원이 2015년에 한정된 범위 내에서 감리를 진행한다면 두 기관 간 평행선은 좁혀질 수 없게 된다.
결국은 다음주 중으로 발표하게 될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재감리 관련 최종 입장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갈등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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