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는 생각을 국민과 기업, 시장이 가져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최근 고용이 어렵고 분배지표가 2분기 연속 좋지 않게 나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그러나 우리 경제가 (과거)경제위기 정도의 위기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지표 부진의 원인으로 산업 구조, 경기, 일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의 정책 효과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 가운데 정책 효과와 관련해 그는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고용 안전망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는 현실, 총 취업인구 중 자영업자가 21%를 넘는다는 시장 현실, 일부 사업주의 수용성 여부 등을 같이 봐야 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구조와 경기 원인도 있지만 정부가 정책의 시장 수용성 측면에서 생각이 덜 했던 부분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일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부총리와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 등과의 일문일답.
-- 금융위기 대응으로 편성한 2009년 이후 총지출 증가율이 최대다. 고용이 충격적으로 좋지 않은데,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로 상황을 보고 있나.
▲ (이하 김 부총리) 고용이 어렵고, 분배지표가 2분기 연속 좋지 않게 나온 것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경제위기 정도의 위기는 결코 아니다.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1%였고 올해 상반기는 2.9%였다. 잠재성장률 수준이다. 여러 정책의 추진으로 잠재성장률, 그 이상의 성장과 경제 체질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고용과 분배 어려움으로 우리 경제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시절은 성장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였기에 재정확대가 정당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시경제 지표가 잠재성장률 수준인데 재정확대를 정당화할 수 있나.
▲ 돈을 쓸 때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경제위기 때다. 두 번째는 우리 경제가 사회가 구조적인 여러 문제를 안고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때다. 두 번째 사례의 전제조건은 재정투입을 통한 중장기적 사회·국가적 편익이 단기적인 투자 증대보다 커야 한다는 확신과 중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확신 등 두 가지다. 내년 확대 재정정책은 두 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재정을 통한 '리턴'이 크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올해 세수 여건도 좋다. 이는 민간 부문의 자원을 정부에서 많이 흡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민간에서 돈을 썼을 때보다 더 효율적으로 투자 승수효과, 소득재분배 효과가 나도록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자리예산은 매년 사상 최대로 늘리지만 고용지표는 좋지 않다. 효과를 낼 방안은.
▲ 내년 일자리예산을 22% 확대했다. 노인·여성·장애인 등 고용 취약층 직접일자리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시장에 일자리를 만드는 여건과 기반 조성을 위해 예산을 더 많이 투자한다. 고용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실업급여 확대·기간 연장, 전직 훈련, 신중년을 위한 재취업 등이 그렇다. 최근 일자리 흐름이 좋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 23조5천억원 일자리예산 외에도 혁신성장과 관련한 산업·중소기업 연구개발(R&D) 등도 궁극적으론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예산이다.
-- 국회나 고용노동부 등에서 현재 일자리 사업을 분석하니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한다. 예산 총액을 늘린다고 실효성이 새로 생기는가.
▲ 작년 우리 경제는 32만개 일자리를 만들었다. 정부 재정 기여는 분석이 필요하지만, 직접일자리뿐 아니라 민간 부문의 마중물 역할을 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는 14만개고 7월은 5천개다. 이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7월 지표를 보고 경제장관들과 현안간담회를 통해 최근 부진의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구조 문제, 경기 문제, 일부 정책 효과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조는 산업구조 문제로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 등 전통적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새로운 4차산업에서 어떤 일자리가 만들어지는지는 준비가 필요하다. 경기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고, 정책 효과 측면에서는 시설관리, 도·소매, 음식, 숙박 등 일부 서비스부문과 15∼24세 청년, 중년 여성 등에서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만큼 최저임금 인상이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조적 문제, 경기적 문제는 재정뿐 아니라 여러 거시정책 조합들로 핀포인트식으로 해결하는 미시정책의 종합 패키지가 같이 작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부 정책효과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 최근 고용이 어려운 상황은 크게 구조적 원인과 경기적 원인이 맞물려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정부가 추진한 정책 중에서도 호흡·수용성 측면에서 생각이 덜했던 부분, 그런 부정적 영향도 일부 있었다는 측면의 말이었다. 정책을 추진할 때 시장과의 호흡, 수용성 문제가 중요하다. 방향과 목표, 정책 내용, 자원 배분이 다 잘됐다고 하더라도 의도한 정책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미흡한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예를 들어주기를 원할 것 같은데,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있어서 사회·고용 안전망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는 현실 인식, 또는 총취업인구 중에서 자영업자가 21%가 넘는 570만명 정도가 있다는 시장의 현실, 또 일부 사업주의 최저임금 인상 수용성 여부 등을 같이 봐야 하는 측면이 있었다는 점에서 드리는 말씀이다. 그런 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근로자나 사업자의 소득을 늘리는 측면과 고용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을 하기 때문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세종=연합뉴스)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연합뉴스]
-- 혁신성장을 강조하지만 R&D 예산 전년비 증가 폭이 7천억원 수준이다. 1조원도 채 늘지 않았다. 질적으로 나아진 부분이 있는가.
▲ 20조4천억원이니 총량 면에서 과학계 등에서 숙원을 풀었다고 한다. 물론 내용도 중요하다. 13조원에 가까운 지출구조조정을 했다. R&D도 예외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미래 원천기술을 포함하는 여러 사업의 재점검과 우선순위 재설정이 있었다. 기존에 있는 사회복지 예산에 있어서도 혁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질적으로 다른 많은 분야에서 혁신성장 철학이 예산에 반영됐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계획이 있는가.
▲ (이하 구윤철 예산실장)2차 추경은 본예산 중이라 현재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
-- 특수활동비 총액은 얼마나 되나.
▲ 내년 특활비 폐지부처는 대법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방위사업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 5개다. 특활비가 15∼20% 없어지는 부처는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이다. 기밀성이 약하다고 해서 도려낸 게 15∼20%다. 특활비 사용 부서는 자체적으로 내부 통제장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썼다는 것을. 감사원이 특활비를 자세하게 보지는 못하지만 검사를 하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통제를 굉장히 강화했다. 한편에서는 너무 투명성을 강조하고 줄이다보니 또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 특활비는 전체 총액에서 어느 정도 되나.
▲ 2019년 (특활비)예산이 2천876억원이다. 올해는 3천168억원이다.
--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1.8%다.
▲ 공무원 증원에 대한 국민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또 전반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국민이 어렵기 때문에 솔선수범하자는 두 가지 취지다.
-- 신중년에 지원 필요성이 왜 제기됐나.
▲ 50대 초중반에 (회사에서) 나오는 사람이 많더라. 애들이 대학 다니고 살기 어렵다보니 자영업으로 간다. 과포화현상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분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해서 교육도 시켜주고 직무적합성을 찾아서 전직하게 해주는 것이다.
내년 예산안 브리핑하는 김동연 부총리와 기재부 간부들
내년 예산안 브리핑하는 김동연 부총리와 기재부 간부들
(세종=연합뉴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기재부 간부들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현 조세총괄정책관, 도규상 경제정책국장, 최상대 재정혁신국장, 김 부총리, 구윤철 예산살장, 안일환 예산총괄심의관, 문성유 사회예산심의관. [기획재정부 제공=연합뉴스]
-- 작년 조세부담률은.
▲ (이하 최상대 재정혁신국장) 2017년은 19.98%다. 올해는 추경 이후 세수가 늘어나서 올해 20% 수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 2018∼2022년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를 -3%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했다. 원래 -2%대에서 관리한다고 하지 않았나.
▲ 2017∼2021년 재정계획을 짤 때 2021년도 재정수지가 -2.1%였다. 그래서 그때는 건전성 관리 목표를 -2% 내외로 한다고 했다. 그러나 확장적 재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3%는 상징성이 있고 준거가 되는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의 재정수지 건전성 잣대도 -3% 이내다.
-- 왜 이렇게 관리재정수지 악화가 빠르나.
▲ 작년과 올해, 내년까지는 세수 호조세가 지속하고 2020년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반면 지출 측면은 내년 대폭 증액되고 그 상태에서 2021∼2023년이 어느 정도 증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중기계획보다는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 2023년 이후에도 통합재정수지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양 측면이 있다. 통합재정수지에는 사회보장성기금수지와 관리재정수지가 반영된다. 사회보장성기금수지에 들어가는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도 예전에는 돈이 쌓이고 지출은 덜 됐지만 지금은 흑자 폭이 조금씩 줄고 있다. 그렇다고 사회보장성기금의 본격 지출 시기가 도래한 것은 아니고 2040년 이후가 돼야 본격 지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확장적 재정 운용을 선제로 하는 측면에서 관리재정수지가 악화하는 측면도 있다.
-- 2018∼2022년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이 7.3%다. 7% 찍은 적이 과거에 있었나.
▲ 이번이 처음이다. 5년 단위 계획을 2004년부터 수립했는데 가장 높았던 게 참여정부 마지막인 2007∼2011년 6.9%였다.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때다.
-- 2018년도 국세수입 예산이 현실화되면 얼마 만에 가장 큰 폭인가.
▲ 올해 세입예산 증가율은 11.6%다. 2000년대 들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001년이 20.3%, 2008년 12.4%, 2000년이 11.9%였다. 2008년 이후 가장 높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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