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적자 축소···비용 절감·사업 재편 효과 가시화565㎿ ESS 확보 이어 미국 10GWh 추가 계약 추진첫 단독대표 이용욱 사장, 지속 가능한 흑자 과제
SK온이 비상경영체제 돌입 2년 만에 경영 정상화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 고강도 비용 절감과 잇단 사업재편으로 재무 체력을 끌어올린 데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수익 축으로 육성하며 적자 구조 탈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출범 이후 첫 단독대표 체제를 이끄는 이용욱 사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일회성 분기 흑자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본업에서 지속 가능한 이익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이 사장에게 주어졌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4년 7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임원 오전 7시 출근과 해외 출장 시 이코노미석 탑승 등 강도 높은 쇄신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SK온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자 경영 전반을 재점검했다. 업무 방식과 자원 배분 체계를 손보고 임원 연봉 동결과 복리후생 축소, 업무추진비 절감 등을 통해 비용 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 같은 노력은 적자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SK온의 연간 영업손실은 2024년 약 1조1270억원에서 지난해 9319억원대로 줄었다. 올해는 7000억~8000억원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된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북미 공장 초기 가동 부담 속에서도 손실 폭을 꾸준히 줄이며 회복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연간 기준 흑자 전환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남아 있다.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후 2024년 3분기(240억원)를 제외하면 분기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번 흑자 전환 전망은 과거와 달리 북미 생산거점의 가동 안정화와 비용 절감, 사업재편 효과가 동시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회성 요인보다 수익 구조 개선에 따른 실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비용 절감이 당장의 손실을 줄이는 작업이었다면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재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재편에도 속도를 냈다.
SK온은 지난해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 SK엔무브를 잇달아 흡수합병했다. 윤활유·트레이딩·탱크터미널 사업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해 배터리 업황 변동성 속에서도 투자와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재무 안전판을 마련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블루오벌SK 사업 구조를 조정해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차입금과 고정비 부담을 낮췄다.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생산 운영 전략을 전환한 셈이다.
중국에서는 EVE에너지와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옌청 합작법인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생산거점 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른 ESS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에서 전체 565MW 가운데 절반 이상을 확보하며 최대 수주기업에 올랐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률 확보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ESS는 유휴 생산능력을 활용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는 전략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미에서도 ESS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 단독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1GWh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재 미국 고객사들과 10GWh 이상의 추가 계약도 논의 중이다.
이런 가운데 SK온은 올해 2분기 이석희 사장이 인텔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용욱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출범 이후 첫 단독대표 체제인 만큼 그동안 공동대표가 나눠 맡았던 경영 책임과 성과 창출의 무게가 이 사장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용욱 체제가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구조 개선 효과를 구체적인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비상경영과 사업재편으로 비용 구조와 재무 기반을 정비했다면 이제는 이를 배터리 본업의 지속 가능한 흑자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해외 생산거점의 가동률을 높이고 ESS를 새로운 수익 축으로 안착시키는 동시에 합병을 통해 확보한 현금 창출력을 성장 투자와 재무 개선에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분기 흑자를 넘어 연간 기준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이용욱 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지난 2년간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상당 부분 마련했고, 그 효과도 점차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달라진 체질을 실적으로 증명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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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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