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중과에 거래 위축···수도권 아파트 매물 감소세양도세 부담이 보유세 앞질러 다주택자 매도 유인 약화"세제 개편안 거래 회복과 시장 정상화에 초점 맞춰야"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강화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거래 위축과 매물 감소가 이어지는 등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매도자는 세금 부담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는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 탓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양도소득세 부담이 보유세를 크게 웃돌면서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보다 보유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보유세를 부담하는 것이 양도세 중과를 감수하고 주택을 처분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매물 부족과 높은 집값, 늘어난 금융비용 부담 탓에 매수를 미룬 수요가 전·월세시장에 머물면서 임대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매매가격을 떠받치면서 정부의 주택 안정화 기조와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7월 첫째 주(6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27%에서 0.30%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양도세 부담을 피해 한시적으로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이후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줄고 호가가 오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매매·전월세 시장 불안이 동시에 커지며 다주택자를 일률적으로 투기 수요로 규정하는 현행 과세 체계가 시장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임대가 감당하지 못하는 민간 전월세 공급의 상당 부분을 개인 다주택자가 맡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수 기준의 중과세는 거래뿐 아니라 임대 공급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유세 분할 납부 비용이 양도세 폭탄보다 현저히 저렴하다고 판단한 다주택자들은 자발적 퇴로 대신 매물을 철회하고 있다"며 "세금으로 시장 가격을 강제 제어하려 했던 규제 세제가 시장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달 발표될 세제 개편안이 투기 수요 억제와 조세 형평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순히 주택 수를 기준으로 중과세를 적용하기보다 자산 규모와 실질적인 부담 능력을 함께 고려하는 과세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초고가 주택과 고액 부동산 자산에는 적정한 세 부담을 유지하되 실거주 여부와 자산 가치, 보유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인 과세 체계라는 분석이다.
거래를 촉진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수요자의 갈아타기와 고령층의 주거 면적 이동, 지방 이전 등은 기존 주택을 시장에 공급하는 순기능을 하는 만큼 취득세와 금융 지원 등 정책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세금을 올려 가격이 안정된 사례는 없었고, 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 비로소 가격이 안정됐다"며 "세제 개편안의 성패는 얼마나 더 걷느냐가 아니라 거래를 정상화하고 매물이 흐르는 시장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대표도 "거래세 완화 없는 보유세 강화는 다주택자의 퇴로를 막아 매물 잠김만 심화시킨다"며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해 거래세를 정상화하고 보유 매물이 시장에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주택자의 자산 유동성이 회복될 때 매매가격도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ps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