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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격수’에서 ‘비리 유치원 저격수’로 재탄생한 박용진

[국감스타]‘재벌 저격수’에서 ‘비리 유치원 저격수’로 재탄생한 박용진

등록 2018.10.16 14:13

수정 2018.10.16 14:58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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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유치원 명단 공개로 국감 초반 이목 이끌어민주노동당 대변인으로 주목받아···민주당 입성초선 의원임에도 정무위에서 ‘재벌저격수’ 자처원장들 항의에 토론회 파행도···“굴하지 않겠다”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회 국정감사 시즌이 됐지만, ‘맹탕 국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이슈 없이 흘러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리유치원 목록을 공개하는 등 사립유치원의 부정적인 예산 사용을 지적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초선 의원임에도 20대 국회서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반기 국회에는 정무위원회에 소속되면서 ‘재벌 저격수’라는 호칭을 얻을 정도로 재벌기업의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후반기에 교육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박 의원은 비리유치원을 파헤치면서 ‘비리유치원 저격수’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게 됐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강북구 을’ 지역구에서 당선됐지만, 그는 진보정당 출신이다. 기존의 국회의원처럼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의원은 아니다. 민주노동당 대표를 역임했던 권영길 전 의원이 국민승리21 소속으로 대선에 도전했을 당시 청년 박용진이 대변인을 맡았다. 그게 박용진 의원의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됐다.

이후 박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현역 의원이 아닌 대변인은 주목받기 힘든 것이 사실인데, 박 의원은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대변인이었다. 비슷한 시절 대변인을 했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박용진 대변인을 스카웃하자”라는 말을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용진 의원은 진보정당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며 여러 당직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선거에도 출마했는데, 당선은 못했으나 서울지역에 도전한 진보정당 후보들 중엔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통합진보당으로 합당하는 과정에서 탈당해 민주통합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김종인 비대위’를 구성했는데, 김종인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은 인물이 박용진 의원이다.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비대위와 함께 박용진 의원은 당선의 기쁨을 얻었다.

당선 이후 보좌진을 꾸리는 과정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 삼성에서도 근무했던 금융전문가를 보좌관으로 영입하면서 ‘삼성 저격수’를 발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용진 의원은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말라는 만류 전화도 받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박 의원은 소신 있게 의원실을 꾸렸고, 정무위원회에 들어가면서 재벌기업의 비리를 파헤치는 것에 집중하게 됐다.

박용진 의원은 당내에서 ‘이건희 차명계좌 TF’ 간사를 맡는 등 삼성그룹을 정조준 하는 일에 앞장섰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맞이하면서 회계법인이 기업평가서를 부적절한 방식으로 작성했다고 지적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의 엔진결함 문제와 미래에셋의 부적절한 투자 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의정활동이 순탄치 많은 않았는데, 후반기 국회를 앞두고 정무위를 희망했던 박 의원이 교육위로 옮기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기업과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문재인 정부가 의도했다고 하는 등의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도 아쉬움을 드러내긴 했지만, 정무위에 소속되지 않아도 재벌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굳히기도 했다.

지난 5일 토론회에서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항의를 받고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지난 5일 토론회에서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항의를 받고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통상 상임위를 옮긴 의원은 보좌진을 교체하기도 하는데, 박용진 의원은 ‘재벌저격수’ 보좌진들을 이끌고 교육위를 함께 했다. 의원실 직원들은 “우리도 교육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라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비리유치원 사태를 보면, 박용진실은 사실상 교육위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다.

국감에서 활약을 펼쳤지만, 사실 이번일은 박용진 의원도 쉽지 않은 사안이었다. 앞서 지난 5일 박 의원은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는데, 유치원 원장들이 항의방문을 하면서 일대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같은 후폭풍을 맞이한 박 의원은 SNS를 통해 “저는 모든 대화와 토론에는 응하겠지만, 집단적인 위력시위와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절대 굴하지 않겠다”라며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국감을 앞두고 비리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박용진 의원은 국감에서 주목받는 의원이 됐다. 최근 비리유치원 사태로 바쁜일정을 보내는 박 의원은 SNS를 통해 “많이 바쁘기는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기쁘게 하고 있다. 힘내겠다”라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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