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짜고 고의 車사고···보험사기 설계사 등 24명 적발

보험설계사 연루 보험사기 적발 결과. 자료=금융감독원

최근 6년간 고의로 자동차사고를 내고 18억여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보험설계사 등 24명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설계사가 연루된 자동차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 결과를 21일 이 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설계사 등 24명은 287건의 고의사고를 유발해 17억78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는 설계사 12명, 보험계약자 5명, 설계사의 지인 5명·가족 2명이다.

해당 설계사들은 단독으로 사고를 유발하거나 동료 설계사 또는 계약자, 가족, 지인과 공모해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냈다.

대표적인 예로 강원도에서 설계사로 활동 중인 A(46)씨와 동료 설계사 2명, 설계사의 자녀·지인 각 1명 등 일당 5명은 2014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분담해 9건의 고의사고를 유발한 후 77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이들은 차량에 2~3인의 다수 인원을 탑승시켜 운행 중 공모 차량이 정차 중인 것을 후미에서 고의 추돌하는 수법으로 합의금과 대물 수리비를 받았다.

전남지역 설계사 B(38)씨와 C(38)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운전과 동승을 교대로 하며 23건의 고의사고를 유발하고 약 1억2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두 설계사는 다수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후 교통사고를 빌미로 약 1억원의 상해보험금을 추가로 타내기도 했다.

다른 설계사 D씨의 경우 2012년 3월부터 47건의 고의사고를 통해 약 2억7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내 편취금액이 가장 많았다.

적발된 설계사들 중 8명은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나머지 3명은 올해 2월, 1명은 2013년 6월까지 활동했다.

금감원은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 전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 중이며, 혐의 입증에 필요한 보험금 지급 서류와 입증자료를 첨부한 사고일람표를 수사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설계사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는 별도 검사를 실시한 후 등록 취소 등의 행정제재 조치를 할 계획이다.

정관성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설계사는 보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보험사기를 유발할 개연성이 일반 소비자에 비해 높고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설계사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설계사가 연루된 보험사기는 보험산업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고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 등과 공모하는 방식으로 보험사기를 유발해 부작용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설계사와 공모해 보험금을 편취할 경우 ‘보험시기방지 특별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현혹돼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