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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수협은행, ‘아이적금’ 이례적 인기에 오히려 난감해 하는 사연

Sh수협은행, ‘아이적금’ 이례적 인기에 오히려 난감해 하는 사연

등록 2018.10.26 07:3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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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이자’ 입소문에 문의 늘었지만 ‘지점 당 하루 30명 가입’ 방침 빈축 은행 “다른 소비자 불편해” 해명에도 “영업망 부족으로 기회 못살려” 지적

‘수협은행 출범 1주년 기념식 및 기자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수협은행 출범 1주년 기념식 및 기자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Sh수협은행이 야심차게 내놓은 ‘어린이 적금 상품’의 이례적인 인기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은행 인지도가 덩달아 오르는 호재를 만났지만 영업망 부족으로 판매에 차질을 빚으며 원망까지 함께 듣고 있어서다.

26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Sh쑥쑥크는아이적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약 1개월 만에 5만좌를 돌파했다. 수협은행의 금융상품이 이처럼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보기 드문 케이스다.

인기 비결은 다름 아닌 ‘높은 이자율’이다. ‘아이적금’은 만 6세 미만의 자녀 명의로 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5년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인데 기간에 따라 주어지는 3~5% 금리에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대 연 5.5%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통상 2~3% 수준인 다른 은행의 일반 적금과 비교해 금리가 2배인 셈이다. 가령 월 10만원씩 5년간 납입하면 만기 땐 680만원(세전) 정도를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유명세엔 부작용도 뒤따랐다. 가입 희망자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일손은 부족해 판매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가입 후기를 들여다보면 1시간은 기본이며 길게는 4~5시간까지 기다려 상품에 가입했다는 증언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후에 영업점을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나치게 사람이 몰리자 관련 부서로부터 가입자를 ‘하루 30명’으로 제한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탓이다.

이렇다보니 부모들 사이에서는 원성이 자자하다. 상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고도 대응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입이 불리한 상황이라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비대면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물론 수협은행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부모가 아이 대신 가입하는 상품 특성상 확인할 서류가 많고 그만큼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 모든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첫 번째다. 다른 업무에 부하가 걸려 다른 소비자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사실상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운영하는 상품인 만큼 은행 차원에서도 역량을 집중하긴 곤란하다고 은행 관계자는 귀띔했다.

또 이 상품은 ‘대면 가입’을 원칙으로 하며 비대면 방식으로는 판매할 수 없다는 게 수협은행 측 방침이다. 제3자의 명의로 가입하는 상품이라 ‘대포통장’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상품을 운영하는 다른 은행에서도 똑같은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수협은행의 영업망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비자를 끌어모을 만한 상품을 내놨음에도 여건이 받쳐주지 않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사실 이동빈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리테일부문 강화’에 주력해왔다. 가입자수를 늘려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다진다는 취지다. 그 일환으로 모바일뱅킹 활성화로 은행권 전반이 점포를 줄여나갈 때도 홀로 점포수(8월 기준 131곳)를 늘렸고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금융상품을 지속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례로 비춰볼 때 이 행장의 ‘리테일 전략’은 아직 본궤도에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상품 출시와 같은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업망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약점에서 벗어나는 데는 더딘 걸음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Sh수협은행 관계자는 “상품 가입을 제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한시적으로 내놓은 게 아니라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보다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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