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이후 21.10% 하락···시총 70조원가량 줄어반도체 성장세 꺾여···내년 영업이익 7.7% 감소 전망당분간 실적 감익 추세 유지···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전일대비 2.29% 하락하며 4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해들어 종가기준 가장 낮은 수치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4일 액면분할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5월4일 종가기준 5만1900원이던 주가는 6일까지 21.97% 하락한 뒤 7일 나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1.11% 오른 4만950원에 거래를 끝냈다.
액면분할로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변신한 삼성전자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코스피 대장주 체면을 구기고 있다. 더불어 접근성이 좋아진 주가로 투자에 뛰어든 개미투자자들은 속을 끓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개인투자자들은 3449억2565만원가량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5539억9138만원 정도를 순매도했다.
주가 하락에 5월4일 333조163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7일 종가기준 262조8713억원으로 70조2917억원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지분 3.88%를 보유한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도 2조7295억원가량 쪼그라들었으며 9.25%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 6조5038억원어치의 손해를 봤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제기된 반도체 고점 논란에 대한 우려,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환경 등이 주가를 누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매출액 250조6054억, 영업이익 64조1228억원을 거둬 전년대비 각각 4.6%, 19.5% 증가할 전망이다. 단 내년에는 사상최대 이익 달성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내년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253조3630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할 전망이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9조2131억, 45조8638억원으로 올해대비 각각 7.7%, 5.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양호한 실적에도 부진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우려기 크게 때문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D램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램은 올해 4분기에도 판매물량이 전분기 대비 역성장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는 4분기 판매부진을 배경으로 내년 판매목표도 하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생산 목표도 하향 조정 중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의 4개 부문 중 반도체 부문이 전사 이익을 둔화시키는 반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이익이 증가하고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에서는 이익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 증가 요인은 OLED 패널이 적용되는 모델의 확대와 중국 거래선향 출하 증가”라며 “CE·IM 부문의 이익 유지 요인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성능 향상을 통한 점유율 방어와 5G, 폴더블 등 신제품 스마트폰 출하”라고 덧붙였다.
전일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 또한 이 같은 비수기에 접어드는 D램 업황을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에 승진한 김기남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에서 반도체총괄을 거쳐 DS부문장으로 선임됐던 반도체 전문가”라며 “삼성전자는 제품가격의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제품출하와 증설을 자제하고 있는데 이번 인사 결과 D램 사업에 대해 공격적 점유율 확대보다 공급 조절과 이익 방어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자사주 잔여분 소각 계획도 발표했으나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도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자사주 잔여분 소각 계획이 발표된 30일 이후 지난 3일을 제외하고는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주가는 계속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밝힌 소각 규모는 보통주 4억4954만2150주(현재 발행 주식수의 7%)와 우선주 8074만2300주(9%)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전히 주주이익 환원에 대한 의지와 여력이 뚜렷하고 반도체 부문 외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유지되거나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저점 매수 전략에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 “당분간 실적 감익 추세는 유지될 것이고 지배구조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며 “단 현 주가는 내년 예상 실적 기준 PER 7.1배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3.0%의 배당수익률 감안시 주가 하방 경직성은 확보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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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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