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사에서 “인기없는 정책 펼칠 용기” 강조 한국당행 소문에 “나는 文정부 초대 부총리”
김 부총리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가장 보람있었던 것은 첫번째로 혁신성장을 어젠다화한 것”이라며 “제가 혁신 또는 혁신성장 전도사 비슷한 역할을 나름대로 자임하며 우리 경제의 큰 축의 하나로 어젠다화한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처를 나름대로 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대외변수는 잘못되면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잘되면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가는 것”이라며 “통화스와프, 한·미 FTA 개정, 미국과의 환율협상 등 여러 쌍무 협상을 나름 잘해왔다”고 말했다.
또 “과거 정부에서 단호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했던 구조조정을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제 책임하에 나름대로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고 덧붙였다.
악화된 일자리 상황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부총리는 “올 하반기 들어 가슴에 숯검댕이를 안고 사는 것처럼 살았다”며 “부총리가 되기 전에 대학 총장을 하면서 많은 취업준비생을 만났고 피부로 느꼈었다. 일자리와 소득 분배 문제 해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 등 향후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선 “떠나는 마당에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이임사를 통해 기재부 직원들에게는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경제·사회시스템이 지속 가능한지 끊임없이 도전받을 텐데, 이런 상황을 국민께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헤밍웨이는 용기를 ‘고난 아래서의 기품’이라고 정의했다”면서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에 기품있게 맞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지난 1년 6개월간 우리 경제와 민생만 보고 일했다”면서 “정부 내 의견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일부 있었지만, 제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준거 틀이었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획재정부를 떠난다”면서 “한편으로 아직 많은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당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였다”는 말로 사실상 부인했다.
그는 “이제 평범한 소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간다. 가뿐한 행장으로 떠난다”면서 “제 인생의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향해 간다”며 끝맺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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