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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임병연·김창범··· ‘화학 빅3’ 불황대처 3인3색

신학철·임병연·김창범··· ‘화학 빅3’ 불황대처 3인3색

등록 2018.12.20 11:00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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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둔화, 4분기 실적악화 우려에LG 신학철···신성장 동력 강화로 불황 돌파 롯데 임병연···M&A로 몸집 불리기 나설듯 한화 김창범···고부가가치·태양광 사업 집중

신학철·임병연·김창범··· ‘화학 빅3’ 불황대처 3인3색 기사의 사진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화학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슈퍼호황 이후 도래할 급격한 업황 추락에 대비해 사업다각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학철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은 석유화학 비전문가인 만큼, 신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임병연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은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동안 주력해온 고부가가치 제품과 태양광 사업에 전력을 쏟을 전망이다.

2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3년간 이어진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끝물에 접어들고 있다. 업계 1위인 LG화학은 지난 3분기에 매출 7조2348억원, 영업이익 60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 매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4조2476억원, 영업이익은 34.2% 빠진 5036억원을 냈다. 한화케미칼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0.05%, 56.4% 줄어든 2조3199억원, 938억원에 그쳤다.

올 상반기만 해도 화학업계 호황이 2020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 기대치는 낮아졌다.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료비 부담이 늘었고,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강세를 보이던 ‘석유화학산업의 쌀’ 에틸렌 가격이 떨어진 점도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전세계 시장에서 공급과잉이 발생한 반면, 수요는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우려는 당장 화학사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업계는 사업다각화로 불황 극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LG화학이 외부에서 CEO를 수혈한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3M에서 34년간 근무한 신 대표는 해외사업과 소재·부품, IT 등의 분야를 두루 거쳤지만 전통 사업인 석유화학과는 거리가 멀다.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 중인 만큼, 신 대표의 ‘혁신DNA’를 이식받아 미래 먹거리 육성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취임 이후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경량화 신소재, 정보전자소재 등 첨단 소재·부품사업을 다각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풍부한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은 메이저 자동차 업체와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늘리는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를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보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힘을 싣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올 4분기에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되는 등 전망이 밝다. 아울러 석유화학 부문의 글로벌 영역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롯데그룹은 19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임 신임 대표는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15년간 근무하며 신규사업, 기획업무 등을 담당했다. 이후 정책본부 국제실, 롯데미래전략센터장,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맡아왔다. 특히 그는 M&A 전문가로, 롯데그룹 ‘빅딜’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롯데케미칼로 자리를 옮긴 임 대표는 미래성장동력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M&A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이 밝힌 50억원 투자 계획 중 40%에 달하는 20조원을 화학과 건설 부문에 투입한다는 점과도 궤를 같이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M&A로 사세를 불려왔다. 현대석유화학, KP케미칼, 삼성SDI 케미칼사업부,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등을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삼성그룹 화학계열사를 인수하며 종합 화학기업으로 거듭났다. 임 대표는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며 그룹 내 캐시카우(수익원)인 롯데케미칼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말부터 한화케미칼 대표를 맡아온 김창범 부회장은 그동안 업황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핵심사업인 석유화학 부문 내 체질개선에 주력해 왔다. 수익이 나지 않는 바이오 등 소재 사업을 접는 대신,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공급과잉 우려가 없는 고부가가치 제품군 위주로 사업구조를 조정했다. 김 부회장은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의 생산성을 높여 판매를 확대하고 수출지역 다변화로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다. 내년에 수첨(수소첨가)석유수지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면 시장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성장잠재력이 큰 태양광 사업도 집중 육성한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를 합병,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출범시켰다. 태양광 사업 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생산설비를 통합하면서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시황 반등과 맞물리면서 실적호조가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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