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장단, 민주당과 간담회서 "증권거래세 개편해야" 건의 “다만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와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서울 여의도 금투협을 방문,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장단과 간담회에서 모험적인 투자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금융업계는 주로 안전한 대출 위주로 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투자를 활성화 시켜 자금을 순환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간담회 초반에서 자금 선순환을 위해서는 현재 증권거래세 개편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권 회장은 “증권거래세 폐지 등 자본시장의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 세제는 자본시장 선진국보다 복잡한데다 시장과 투자를 왜곡하는 효과를 내 시중의 자금이 혁신성장에 쓰이는 데에 방해가 되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직접 건의하기도 했다.
현행 증권거래세는 1963년 도입된 이후 폐지와 재도입을 거쳐 1996년부터 현행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0.3%(농어촌특별세 0.15% 포함)가 적용되고 코스닥·코넥스·K-OTC도 0.3%이며 기타 비상장주식은 0.5%다.
하지만 상장주식 대주주에게는 양도소득세도 부과되는 상황에서 대주주 범위가 2020년 4월 주식 보유액 기준으로 ‘시가총액 5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낮아지고 2021년 4월에는 ‘3억원 이상’으로 추가로 조정될 예정이어서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게다가 증시 침체까지 맞물려 지난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증권거래세법 개정 논의가 이뤄졌으나 정부내 세제 주관부처인 기획재정부가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의가 한동안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증권거래세 개편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현 정치권 대표가 금투협을 직접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증권사 사장들은 증권거래세 폐지와 인하 등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과세 체계의 선진화를 민주당 지도부에 주로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혁신 성장과 경제 활성화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거래세 폐지 필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손실이 발생해도 세금 부과되고, 대주주에게는 양도소득세까지 이중과세되는 문제점이 있으므로 조세형평성, 조세중립성,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본시장 과세체계의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세제 이슈와 관련해서 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 문제는 당정이 조속히 검토하고 결론을 도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자본시장 세제 이슈가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자본시장 세제개편을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느끼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향후 금투업계 대표들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시간이 충분치 않아 일반적인 수준의 이야기에서만 그쳤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김태년 정책위원장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유동수·김병욱 의원 등이 참여했다.
업계 대표들로는 권용원 협회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 조흥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등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 24명이 참석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yoon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