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측은 이날까지 구체적인 풋옵션 이행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 신 회장은 주말 내내 막판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가격을 FI 측이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이거나 본인의 지분까지 묶어 일괄 매각하는 방안까지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 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 측에 풋옵션 계약 이행 시기와 가격 등 구체적 방안을 이날까지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최근 신 회장 측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한 유동화 등 3가지 협상안을 새롭게 제시했으나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FI 측의 판단이다.
FI 측은 신 회장 측이 기한 내에 수용할 만한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당초 계획했던 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손해배상 관련 중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 측이 제시한 협상안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FI 지분 제3자 매각 ▲기업공개(IPO) 후 차액 보전이다.
ABS 발행안의 경우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후 FI 측 보유 지분 29.34%(약 600만주)를 담보로 ABS를 발행해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안이다. 제3자 지분 매각안은 FI 측이 지분을 매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분을 직접 인수할 투자자를 찾아 매각하는 방식이다.
IPO 후 차액 보전안은 일단 IPO를 완료한 뒤 공모가와 FI 측 요구 가격간의 차액을 보전해주는 내용이다.
그러나 신 회장과 FI 측이 제시한 지분 가격의 차이가 워낙 커 이들 방안 모두 실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FI 측은 풋옵션 행사 가격으로 주당 40만9000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신 회장 측은 매입 원가인 24만5000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I 측 보유 지분은 어피너티 컨소시엄 지분 24.01%와 스탠다드차타드(SC) PE 지분 5.33%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개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신 회장 측은 IPO 후 차액 보전안에 대해서도 차액의 기준이 될 가격을 협상을 통해 재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신 회장은 이번 주말 내내 대응책 마련을 위해 법률대리인, 참모진과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협상의 관건은 지분 가격인 만큼 FI 측이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나 양측이 제시한 것의 중간선까지 가격을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FI 측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양측 지분 일괄 매각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다.
양측은 FI 측 지분 29.34%와 신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36.91% 중 일부를 합쳐 ‘50%+알파(α)’의 지분을 은행계 금융지주사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회장은 새 협상안에서 자신과 특수관계인 지분 매각안을 배제하며 경영권 사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만약 양측의 협상이 성사되지 못한다면 신 회장 측도 소송을 통한 맞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신 회장 측은 FI 측을 상대로 한 풋옵션 계약 무효 소송과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해왔다.
다만, 중재나 소송은 언제든 철회 또는 취하가 가능한 만큼 이후에도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특히 신 회장 측은 여러 차례 정상적인 IPO 추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 제3의 협상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도 신 회장의 본인의 경영권을 지키면서 FI 측이 회수할 투자금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IPO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이후 주관사 추가 선정, 지정감사인 감사 절차에 착수했다.
교보생명은 당초 이달 지정감사인 감사를 거쳐 이르면 5월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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