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선임 등 주총 안건 놓고 다른 시선현대차, 주주 참여 적극적으로 수용···개방성↑삼성전자 사외이사 독립성 논란···“개편 지연”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한국은 기업 입장에서 유리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곤 했지만, 이번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시장에서 후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해 후보를 제안해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012330]와 엘리엇은 사외이사 선정에 이견을 보이며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前)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를 추천한 반면 엘리엇은 현대차 사외이사로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밸러드파워시스템스 최고경영자(CEO)과 존 류 베이징사범대 투자위원회 위원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을 추천했다.
또 현대모비스는 칼 노이먼 전 오펠 CEO와 브라이언 존스 아르케고스캐피털 공동대표를 추천했고,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 로버트 크루즈 카르마오토모티브 최고기술경영자(CTO)와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그룹과 엘리엇이 선정한 후보를 개별적으로 본다면 모두 충분한 자격을 갖춘 후보”라고 평가하면서도, 현대차그룹의 제안은 이사회 견제, 감시라는 사외이사의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는 선택이라는 의미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주총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변화는 한국 자본시장의 비가역적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우리 기업들의 이사회가 가진 개방성·독립성·전문성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이 사외이사 등과 관련해 시장과 한 소통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아쉬움을 드러낸 이유로는 삼성전자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신규선임이사로 추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가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로 한 김동중 경영자원혁신센터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분식회계 당시 경영지원실장이자 재무담당 책임자였다.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를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김태한 대표이사와 김동중 센터장의 해임을 권고했다. 삼성바이오는 법원에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내 받아들여진 상태다.
또한 삼성바이오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인 정석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와 권순조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의 감사위원 재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 분식회계가 반영된 재무제표를 제대로 감사하지 않아 회사의 기업가치와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이들을 다시 사내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며 “법률적으로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 등 사정은 이해를 하지만 시장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노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태에 더해 삼성바이오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지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삼성은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현대차그룹과 엘리엇의 배당 이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 당 2만6399원, 현대자동차 보통주 1주 당 2만1976원 등 총 7조 원에 달하는 배당을 요구했다. 현대모비스와 관련해서는 엘리엇이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우선주 1주당 2만6449원 등 총 2조5000억원의 배당을 제안했지만 현대는 주당 4000원 제시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엘리엇이 너무 무리한 카드를 내놨다고 시장에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주주총회 시즌 최대 관심사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외부 압력에 의한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내부에서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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