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일감몰아주기’ 혐의···공정위, 물류회사 ‘판토스’ 정조준?

공정위 “세부 사안은 확인 불가” 선 긋기

내부거래 비중 높은 판토스 조사 거론돼

구광모 회장 등 판토스 지분 지난해 정리

사진=뉴스웨이 DB

공정거래위원회가 LG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물류회사 판토스의 내부거래를 들여다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 등지에 조사관 30여명을 보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기업집단국은 총수 일가 사익편취와 부당지원 혐의를 조사하는 부서다.

공정위의 조사 대상은 지주회사인 (주)LG, LG전자, LG화학, 판토스 등 주요 계열사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판토스와 LG그룹 계열사 간 부당지원 혐의에 대한 외부 신고를 받고 착수한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종합 물류회사인 판토스가 LG 계열사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지원 행위를 했는지 집중 조사 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공정위는 “세부 사안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판토스의 2017년 매출액 1조9978억원 중 LG 계열사와 내부거래액은 1조5606억원으로 78.1% 비중이다. 계열사별 내부거래 규모는 LG전자가 7071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LG화학 4191억원과 LG디스플레이 964억원 순이다.

지주회사인 ㈜LG는 판토스와 내부거래액이 거의 없지만 그룹 차원에서 내부거래에 대한 지시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공정위가 이날 조사를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이거나 비상장사의 경우 20% 이상인 기업이다. 판토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 지분이 19.9%며 LG상사가 51%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이를 적용하면 판토스는 직접적인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우회적인 부당지원 여부를 공정위가 들여다본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그룹은 판토스 관련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해 12월 구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 지분을 모두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