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서 대대적 그랜드 오픈 세레모니中 사드 보복 후 타격···세계 2위 사업자 머물러올해 7개 해외점 오픈···지난해 말 대비 2배 증가
2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호주 브리즈번공항에서 열린 오세아니아 지역 면세점 그랜드 오픈 세레모니에 참석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지난 1월 오세아니아 지역의 5개 지점에 대해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그런데도 이날 이 대표가 직접 참여한 별도 그랜드 오픈 세레모니까지 개최하며 오세아니아 공략을 대대적으로 알린 것은 그 만큼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다는 대목으로 읽힌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표 외에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 부회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그룹에서도 면세점의 해외 진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호주 시장 진출은 장선욱 전 롯데면세점 대표가 직접 관심을 기울이고 추진한 사업이다. 국내 면세업체 중 호주 시장에 진출한 것은 롯데면세점이 처음이다. 특히 대부분의 해외점이 아시아에 머물러있던 롯데면세점이 처음으로 아시아권을 벗어나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올해 롯데면세점은 7개 해외점의 문을 연다. 이번에 오픈한 오세아니아 5개점(호주 브리즈번공항점·멜버른시내점·다윈공항점·캔버라공항점과 뉴질랜드 웰링턴공항점)을 비롯해 올 상반기 내 베트남 다낭시내점과 하노이공항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새로 문을 여는 점포를 포함하면 롯데면세점의 해외점 수는 7개국 14개점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이 대표가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 이후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만 기대고 있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롯데그룹이 우리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한 후 온라인여행사 취급 금지, 전세기 금지, 크루즈선 금지, 롯데그룹 산하 기업(호텔·면세점 포함) 이용 금지 등 4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4불정책이 롯데면세점 해외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만큼 해외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국내 시장의 경쟁 심화도 롯데면세점이 해외로 눈을 더 돌리는 계기가 됐다. 최근 국내 면세점 시장은 서울 시내 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등이 추가되며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7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창립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하긴 했으나, 높은 임차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T1에서 철수한 탓에 국내 점유율이 예전보다 하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의 세계 면세 사업자 순위도 여전히 2위에 머물러있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 세계 1위 사업자가 되겠다는 ‘비전 2020’을 2014년에 발표했으나 아직 세계 1위 면세 사업자인 스위스 듀프리와 격차가 크다. 영국 면세유통 전문 미디어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듀프리는 2017년 매출 71억6600만 유로를 기록했고, 롯데면세점은 48억42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점포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에 앞서 올해 매출 목표치는 7000억~8000억원으로 잡았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해외점 매출이 전년 대비 80% 성장한 2000억원이었다는 점에 미뤄볼 때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치를 잡은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오픈한 나쨩깜란공항점은 개점 첫해 흑자전환을 했고, 도쿄긴자점이 오픈 이래 매년 평균 120%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해외 사업이 순항하고 있기 때문에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새로이 시작한 호주 사업에서는 약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면세점은 해외 추가 출점도 계속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호주에서는 시내 사업 지역 확장은 물론 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의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은 향후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해외 면세점 사업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사드 충격 후 무기한 연기된 호텔롯데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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