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세 지역구···무난한 승리 점쳐졌지만 ‘박빙’ 가능성도민주당, 홍영표 앞세워 의원 대거 출동···“예산폭탄 실행하겠다”조선업 쇠퇴로 지역경제 암울···전 정부 탓이냐 현 정부 탓이냐한국당 후보 측에서 기자 매수 의혹 생겨···선관위 조사가 변수
통영 고성은 오랫동안 보수의 텃밭이었다. 이 때문에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우세하다고 점쳐진다. 다만, 양문석 민주당 후보가 뒤쫓고 있어 결과를 단언하기 힘들다. 민주당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구에 시장과 군수를 배출하면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역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통영시와 고성군을 지역구로 둔 이곳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역대 처음으로 시장과 군수를 진보진영이 가져간 곳이다. 민주당의 강성주 통영시장과 백두현 고성군수가 각각 39.49%, 56.3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과거 6차례는 보수진영인 민주자유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지자체장 자리를 이어갔다.
시의회와 군의회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진입했다. 통영시 의회 13명 중 5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한국당(7명) 규모에 근접했다. 무소속은 1명이었다. 고성군 의회(11명)에는 한국당 출신 6명, 무소속 3명 사이에서 2명의 민주당 의원이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사실 매년 총선 때마다 PK(부산·경남)지역은 민심의 ‘바로미터’였다. 더군다나 경남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당선시키면서 사실상 ‘중립지역’임을 입증했다. 이 때문에 재보궐은 바닥민심을 파악하고 내년 총선을 미리보는 선거가 될 것이다.
경남 통영·고성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조선업 불황’이다. 한때 조선업으로 경제적 호황을 누렸던 지역인 이곳은 ‘지나는 개도 입에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최근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문제는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경제난을 어느 정권의 문제로 삼을 것인가에 달렸다. 지난 정부의 탓을 지적한다면 민주당에 표심이 갈 것이고, 현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것을 문제 삼는다면 한국당에 표심이 쏠릴 것이다. 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대게 경제가 어려우면 야당에 표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동조선의 해결책이 가장 주요한 이슈인데, 두 후보의 해법이 다르다. 양문석 민주당 후보는 “성동조선해양 부지인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새 조선사를 유치하고 선박을 건조해 1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성동조선은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새로운 조선사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정점식 한국당 후보는 성동조선을 살리겠다고 공약했는데, “성동조선 법인을 살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정관리 중인 성동조선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살려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합작법인을 설립해 이 법인이 성동조선을 경영하고 다른 조선사로부터 일감을 지원받아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한다면 새로운 조선소로 회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두 후보 간의 조선업 회생에 대한 미묘한 해법의 차이가 있는데, 지역민심이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달렸다. 여기에 민주당이 의원들을 대거 출동시켜 지원유세를 하고,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정점식의 최측근인 점이 부각되면서 ‘민주당 vs 한국당’ 대결이 박빙이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인 3월31일에 홍영표 원내대표가 설훈, 이인영, 백재현, 김민기, 조웅천, 김철민, 정춘숙, 송영길 등 의원 8명과 함께 길거리 유세를 벌였다. 홍 원내대표는 “양문석 후보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에 임명해 지역 예산 폭탄 반드시 실행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한국당은 암초를 만났는데, 최근 정점식 한국당 후보 측 인사가 지역 신문기자를 매수하려고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정점식 후보 측 인사가 우호적 기사를 써달라며 기자에게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네려고 했다는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조사에 나섰다. 이러한 논란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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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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