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에어택시보다 방산···한화, UAM 투자 우선순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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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택시보다 방산···한화, UAM 투자 우선순위 바꿨다

등록 2026.08.05 16:01

김제영

  기자

4500억 규모 eVTOL 부품 계약 종료···철수 아닌 속도 조절상용화 지연·인증 난항에 방산·우주 중심 역량 재배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늘을 나는 택시'로 주목받았던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의 상용화가 늦어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자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4500억원 규모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핵심 부품 공급 계약을 종료하고 단기 성과가 불확실한 민간 에어택시 사업보다 방산·우주 등 기존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영국 eVTOL 개발사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와 체결한 4548억원 규모의 전기식 작동기(EMA) 및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 개발·공급 계약을 합의 해지했다.

해당 계약은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차세대 eVTOL 기체 'VX4'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 공급 사업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계약 당시 장기간 부품 공급을 통해 미래 UAM 시장 성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양사는 계약 종료와 함께 향후 유사 개발 및 양산 사업에서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시장 상황이 개선되거나 신규 항공 플랫폼 사업 기회가 생길 경우 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시장 환경 변화와 사업 추진 방향 조정에 따른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UAM 상용화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진 점이 가장 큰 배경으로 보고 있다. 당초 글로벌 UAM 업계는 2025년 전후 민간 에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경쟁을 벌였지만 기체 안전성 검증과 항공당국 인증, 배터리 성능 확보, 자금 조달 문제 등이 겹치면서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최근 민간용 eVTOL 형식 인증 목표 시점을 2029년으로 제시했다. 당초 계획보다 수년 이상 늦어진 셈이다.

글로벌 UAM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브라질 이브에어모빌리티는 인증 일정을 2028년으로 늦췄고 독일 릴리움은 자금난으로 사업 중단 위기를 맞았다. 볼로콥터 역시 구조조정을 거치며 사업 방향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UAM 시장이 '상용화 경쟁'에서 '생존 경쟁'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개발 자체보다 인증 확보와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민간 에어택시 사업의 투자 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앞서 방산·우주·뉴모빌리티를 미래 성장 축으로 제시했지만 최근에는 K방산 수출 확대와 항공엔진, 우주 사업 등 기존 주력 분야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 종료도 UAM 사업 철수보다는 투자 속도 조절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EMA와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재진입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도 UAM 기술이 민간 에어택시뿐 아니라 군용·무인 항공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와 아처에비에이션 등도 민간 서비스와 별도로 국방 분야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 역시 방산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항공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당장 수익성이 불확실한 민간 UAM 사업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성이 확인된 방산과 우주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시장이 성숙할 경우 다시 기회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UAM은 기술적 가능성은 크지만 실제 사업화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예상보다 높아졌다"며 "한화의 이번 결정은 사업 포기가 아니라 불확실한 시장에 대한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성장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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