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질환 수술 후 최근 LA서 치료최근 스트레스 더해져 건강 악화한진그룹 관련 재판 일정 연기돼
한진그룹은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조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현지에 머무르며 폐 질환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 차례 관련 수술을 받고 완쾌했지만 재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직접적인 별세 원인이 폐 질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의 정확한 사인 파악과 미국 현지에서 모셔오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이날 LA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경영권 상실 후 지병이 악화됐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폐 질환이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가운데 한진그룹 오너 일가 재판 등이 조 회장 건강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조 회장이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현지에 머무르며 폐 질환 치료를 받았는데 이것이 악화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정확한 사인 파악을 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폐가 굳어지는 질환이 있어 수사 때 이 지병이 있다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며 “6월 귀국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병세가 악화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관련 재판은 중단되거나 연기될 전망이다. 형사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사망하면 재판부는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린다. 앞서 조 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조 회장은 협력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수수료를 챙긴 데다가 자녀들이 보유하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차익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해당 규모는 총 270억원이다.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에 대한 추가 수사도 피의자 사망으로 중단된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은 장례 일정 등을 이유로 모두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측이 재판부에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논평에서 “큰 충격을 느끼며 삼가 고인에 대한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년간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을 이끌어 오면서 대한항공을 단단한 글로벌 항공사로 키웠고 국내 항공산업과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가적 행사에도 공로가 많았다”며 “특히 조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경총 부회장으로 재임하면서 경영계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여 주기도 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또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헌신을 기려나갈 것이며 대한항공이 흔들림 없이 세계적인 항공사로 더욱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논평을 내고 “한국 항공·물류산업의 선구자이자 재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조양호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양호 회장은 지난 45년간 변화와 혁신을 통해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일으켜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며 “덕분에 우리나라는 우수한 항공·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역동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으며 세계 무역 규모 6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조 회장은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975년 인하대 공과대 공업경영학과 학사 학위를 마치고 1979년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을 지냈다. 2014년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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