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훈 명예회장 창업 이념 ‘수송보국’ 소명 경영에 녹여現 44개국 124개 도시 운항
조 회장은 한민족의 길을 열겠다는 선친의 ‘수송보국’ 소명을 바탕으로 5대양 6대주의 하늘과 바다 육지 길을 꾸준히 넓혀왔다.
이같은 기업 일념은 1969년 박정희 정권 때 대한민국 최초의 국영항공사였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수락한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항공공사는 당시 동남아 11개국 항공사 중 최하위에 머물며 부실덩어리였던 항공사였으나 고 조중훈 회장이 국적기 사업을 국익과 공익의 차원에서 이끌어야 할 소명으로 여기고 인수했었다.
1971년 우리나라 최초로 태평양 횡단 노선인 서울-로스앤젤레스(LA) 화물노선을 개척했고 이듬해 LA까지 여객기도 취항했다. 1972년 당시 최신 기종인 미국 보잉사의 B747 점보기와 에어버스사의 A300기종 6대를 구매하며 항공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1973년 서울-파리 화물노선, 1975년 서울-파리 여객노선을 개설하며 점차 글로벌 항공사로 영역을 넓혀갔다. 1979년에는 뉴욕 직항 편을 취항해 1980년대까지 여객, 화물 노선을 꾸준히 확대해 나갔다.
대한항공은 1994년 중국과 항공협정 체결로 전 세계 하늘을 연결하는 노선망을 갖추는 등 1990년대 중반까지 항공기를 100여대까지 늘리며 성장에 가속도를 냈다.
1997년 외환 위기 극복 과정도 눈여겨 볼만했다. 당시 대한항공 운영 항공기 112대 중 임차기는 14대 뿐, 대부분 자체 소유한 항공기여서 매각 후 재임차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다.
이라크 전쟁, 9·11 테러의 영향으로 항공산업이 침체기를 겪던 2003년 조 회장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어 결국 이 항공기들은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2000년 들어선 독자적 경영 전략카드로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등 유수의 항공사와 함께 세계적인 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Team)을 창설했다. 현재 글로벌 얼라이언스 ‘스카이팀’은 19개 회원사로 세계 175개 이상의 국가에서 1150개 도시로 매일 1만45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라는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항공산업의 위상 자체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왔다. 조 회장은 ‘항공업계의 UN’이라고 불리우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집행위원을 맡으며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발언권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1996년부터 IATA의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을 맡았으며, 2014년부터는 31명의 집행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으로 이뤄진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도 맡아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국제항공운송협회 집행위원을 맡은 것은 세계 항공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정책 결정에서 우리나라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의 위상과 대한항공의 노력으로 287개 회원사를 둔 IATA 연차총회가 오는 6월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게 됐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큰 성과로 보고 있다.
선친의 유훈을 계승 발전시킨 조양호 회장의 노력으로 대한항공은 2019년 4월 현재 16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국내 13개 도시를 포함해 세계 44개국 124개 도시를 취항 중이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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