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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3세’ 박세창, 그룹 어디로 이끄나

[아시아나 매각]‘금호家 3세’ 박세창, 그룹 어디로 이끄나

등록 2019.04.16 16:51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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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사세 위축 불가피박삼구 영구퇴진 선언···장남 박세창 경영승계지원자금·매각대금 그룹 유동성 확보 가능해금호고속 상장 앞당길 가능성···승계 실탄 마련

‘금호家 3세’ 박세창, 그룹 어디로 이끄나 기사의 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으로 차기 총수 ‘0’순위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박 사장은 당분간 그룹 유동성 위기를 해소시키면서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다지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날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골자로 하는 수정 자구안을 제출했다. 채권단은 긴급 회의를 열고 그룹 측 제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4월말에서 5월초 사이 MOU를 체결하고 이후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투명한 절차 아래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6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25일 이전에 구체적인 자금 지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매각 작업은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은 조만간 매각 주관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오는 10월 중 새 주인 품에 안기게 된다.

하지만 그룹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항공사업이 통째로 빠지면서 사세 위축이 예고된 상태다. 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통매각을 요구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 등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린 다수의 계열사가 한 개의 매물로 나온다. 인수자가 요청할 경우 별도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사업 연관성을 고려할 때 일괄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그룹 총 매출은 별도 기준 9조7329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아시아나항공 매출이 6조2012억원으로, 63.7%의 비중을 차지했다. 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그룹 총자산은 11조4894억원인데, 아시아나가 6조9250억원으로 절대적이다. 연결 기준으로 계산하면 그룹이 받는 타격은 더욱 크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출은 7조1834억원인데, 전체 매출의 74%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이 빠지면서 그룹이 영위하는 사업은 건설과 고속, 레저로 재편된다. 그룹 매출은 3조원대 안팎에 그치면서 재계순위 역시 기존 20위권에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에서 ‘금호고속→금호산업→금호리조트’로 단순화가 불가피하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따라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놔야 한다. 특히 아버지인 박삼구 전 회장이 영구퇴진을 선언한 만큼,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권 승계 작업에 착수할 것이란 게 재계의 시각이다.

당초 채권단은 오너가의 경영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하지만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채권단이 한발 물러설 것이란 분석이다.

박 사장은 우선 그룹이 처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조건으로 채권단에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 자금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의 숨통을 띄우는데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은 금호고속 지분 52.1%를 가지고 있다. 이 중 42.7%는 금호타이어 담보로 잡혀있다. 담보를 풀기 위해서는 그룹이 금호타이어 경영 당시 받은 대출금 25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그룹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담보지분을 해지시켜줄 경우, 박 부자(父子)의 지분을 재담보 설정하겠다고 제안했다. 만약 채권단이 이를 수용한다면, 대출금에 대한 부담은 사라진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는 약 1조원대로 추정된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33.5%(6868만8063주)로, 현재 주가(8410원)를 고려하면 58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항공면허와 보유 노선, 계열사 등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져 매각가는 더욱 오를 수 있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성사로 인해 현금 흐름이 원활해 지면, 담보로 잡힌 주식을 되찾아올 수 있다.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에 대한 예상 시장가는 2000억원 미만이다.

또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금호고속의 상장을 앞당겨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그룹은 현재 금호고속의 상장을 검토 중인데, 구체적인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금호고속은 금호홀딩스와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이 합병해 설립됐다.

박 사장은 금호고속 지분 21%를 보유한 2대주주다. 금호고속 상장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박 전 회장 일가 지분 총 57% 중 일부를 팔아 승계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IDT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오너가의 그룹 경영을 허용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다만 박 사장이 경영능력을 완전히 증명하지 못한 만큼, 빠른 시일내 그룹 재무안정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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