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조응천 검찰출신 여당의원, 검경수사권 조정 반대경찰에 1차수사권 쥐어주면 과거 국정원처럼 될 수 있어문무일 총장, 법안에 대해 반대입장 고수···사표 던질 수도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의견 안맞으면 사보임 가능성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이 갖고 있던 1차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이를 통해 검찰과 경찰이 서로의 견제하면서 사법권력이 더욱 투명하게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최근 ‘김학의 사건’과 ‘버닝썬게이트’ 등이 터지면서 사법권력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이 대두돼 더욱 지지를 얻고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검찰 입장에선 난색을 표할만한 사안이다. 경찰이 통제받지 않고 수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문제를 삼고 있다. 그간 경찰 위에 군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검찰이 경찰과 동등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검찰조직을 이끌고 있는 문무일 검찰총장은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자, SNS를 통해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다. 문 총장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면서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는 것은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실 문 총장은 그간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반대해왔다. 검찰의 경찰 수사지휘권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문 총장은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검찰총장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정부여당에 반기를 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더군다나 문 총장은 임기를 약 2개월 남기고 있다. 이 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표를 던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특히, 문 총장은 사법공조 체결을 위해 해외 출장 중이었는데도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는 소식도 나온다.
현직 검사와 마찬가지로 전직 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검찰 출신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에서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시작된 검경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지어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검찰개혁 관련 법안에 공개 반론이 나온 건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반대 의견을 나타낸 금태섭 의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금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한 여당 내 첫 의원이었다.
조 의원은 “당초 검·경수사권 조정의 목적은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수사개시 및 종결권, 기소편의주의 등을 한손에 움켜쥔 검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고 그 여력을 인권보장과 소추, 공소유지에 집중하는 게 수사권 조정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는 온데간데 없이 수사총량만 늘려놓은 꼴”이라면서 “국내정보업무를 전담하는 경찰이 거의 통제받지 않는 1차수사권을 행사해 실질적으로는 과거 국정원에게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을 준 것과 다름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다. 현재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이 통과된다면,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법사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찬성해야 본회의에 올릴 수 있으므로, 조 의원에 대한 사보임이 있을 수 있다.
조 의원은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사보임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당론이 정해진다면 당연히 따를 것이고, 법사위 심의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사보임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을 미리 말씀드린다”고 알렸다.
역시 검찰 출신인 금 의원도 법사위 소속이다. 이 때문에 금 의원도 사보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사개특위에서 의견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오신환 의원과 권은희 의원을 사보임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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