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 보유 지분 포함하면 금액 증가롯데 시너지 기대 가능하나 ‘외국인 경영 제한’ 논란 존재한화그룹, 재무·사업시너지 모두 충족···SK그룹 관심 후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002990)의 지분 33.47% 인수 가격, 경영권 프리미엄, 부채비율 안정화를 위한 유상증자 금액을 각각 추정해 합산해야 한다.
작년 사업보고서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장기차입금, 사채, ABS, 금융리스를 합하면 3조2922억원이며 당장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1조1610억원에 달한다.
인수합병(M&A) 비용은 통상 기업가치(EV)가 에비타(EBITDA·감가상각비 등 차감 전 영업이익)의 몇 배 수준인지를 따져 구하게 된다.
SK증권이 분석한 아시아나항공의 EV는 약 7조7000억원 수준으로 EBITDA는 5월 3일 기준 1조5000억원으로 5배 수준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수준인 30%를 포함하면 EV/EBITDA 기준 5.5배에 인수할 경우 약 9390억원, 7.5배에 인수할 경우 2조2800억원까지 금호산업의 지분 인수대금도 증가한다”며 “6~7배 사이에서 논의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금호산업 지분 인수대금만 1조2700억원에서 1조9400억원 사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은 금호산업 구주 매각과 함께 인수자에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도 명분상 400%까지 부채비율을 개산한다고 가정하면 인수자는 약 9183억원 가량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EV/EBITDA 5.5~7.5배 수준과 부채비율 목표 500~300%을 매트릭스로 정리한 결과 금호산업 구주 매각 대금과 경영권 프리미엄 30%, 부채비율 목표달성을 위한 증자 규모를 모두 더하면 EV/EBITDA 6.5배, 부채비율 목표 400% 기준 필요 자금은 2조 5256억원이라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만약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11.98%의 지분도 함께 구주 매각 대상이 된다면 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이 밝힌 인수 후보군은 우선 재무여력을 갖춘 곳으로 SK(034730), LG(003550), 롯데, 한화(000880)가 제시됐다. 특히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은 재무와 사업시너지가 모두 충족된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중견그룹 중 유의미하게 언급되는 AK홀딩스(006840)는 유동비율 98.2%, 부채비율 130.5%가 안정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차입을 대규모로 일으킬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수준이라 평가되지 않는다”며 “자본 1조5000억원, 현금등가물 5000억원도 아시아나항공을 노리기에 적합한 구조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사업시너지 측면에서는 롯데가 내수와 소비 사업에 특화돼 있어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외국인이 항공사 경영을 제한하는 항공법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텔신라와 신세계의 경우 사업 시너지는 고려할 수 있으나 재무적인 여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시너지가 크지 않아 보이며 GS그룹은 재무적인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경우 그룹 내 한화케미칼이라는 든든한 캐시카우가 자리잡고 있고 삼성과의 화학 ‘빅딜’ 이후 3년간 기가 막힌 호황을 경험하면서 현금도 축적해 둔 상황”이라며 “항공기엔진부품(한화에어로스페이스), 플라자호텔 및 갤러리아 백화점과의 내수·소비 시너지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서도 롯데카드 인수 포기, 적자의 면세점 사업부 정리 등을 감안할 때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단, 그룹 내 인수를 위해 재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한화케미칼 밖에 없다는 것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받고 있는 SK그룹의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핵심 계열사가 있고 시너지도 있으나 불확실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인수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며 SK텔레콤은 하이닉스의 추가 지분매입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경우 현금여력이 그나지 남지 않는다”며 “SK이노베이션 역시 관련사업에 투자했던 전력이 없어 섣불리 언급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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