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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뜻 없다는데···최종구 총선 차출설 꾸준한 이유

본인 뜻 없다는데···최종구 총선 차출설 꾸준한 이유

등록 2019.05.30 16:18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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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과 설전·SNS 행보 등으로 주목정치권 진출 의지 스스로 보인 적 없어외부서 최 위원장 출마 향해 ‘군불때기’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들어서 외부 발언의 폭을 넓히는 가운데 관가와 정치권 안팎에서 최 위원장의 총선 차출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작 최 위원장 본인은 이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바깥에서 최 위원장을 애써 정치권으로 데려오려는 눈치다.

최 위원장은 지난 28일 오후 금융위원회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동안 금융위 페이스북과 블로그에는 금융당국이 내놓는 각종 정책 홍보물이 주로 올라왔지만 최 위원장이 본인의 이름을 기명하며 글을 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 위원장은 글을 통해 “가정의 달인 5월에 채무 문제로 연달아 발생한 일가족 사망 사건을 보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이런 비극은 우리 주변에서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회수하려고 골몰하기보다 채무자의 빠른 재기와 극복을 위해 대안을 찾아주고 채무불이행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 뒤 “채권 추심에 대해 체계적 규율 등 대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SNS 이전에는 언론을 통해 자신의 소신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청년 맞춤형 전·월세 프로그램 지원 협약식’과 23일 ‘코리아 핀테크 위크’ 개막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웅 쏘카 대표를 잇달아 직·간접 비판한 바 있다.

그동안 6명의 금융위원장이 금융위를 이끌었지만 최 위원장처럼 사회 안팎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피력한 사례는 흔치 않았다. 김석동 전 위원장이나 임종룡 전 위원장 정도가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로 꼽히지만 이들의 언행도 어디까지나 제한적이었다.

더구나 최 위원장은 평소 공개 석상에서도 웬만하면 말을 아끼는 관료 중에 한 명으로 꼽혀왔다. 그랬던 최 위원장이기에 최근의 행보가 더욱 돋보이는 셈이 됐다.

관가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 위원장의 잇단 행보를 정치권 진출을 향한 정지(整地)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최 위원장의 여러 발언에 정치적 의미가 꽤 짙다는 점을 정치권 진출 의지의 증거라고 보고 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경을 안 쓰고 있다는 쪽이 맞다. 실제 최 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 의향이 정말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질문에 답을 하면 논점이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의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1982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30년 이상 관직에만 있었고 최 위원장의 성품을 볼 때 여의도 정치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인다는 것이 내부 인사들의 관측이다.

금융위의 한 간부는 “총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최 위원장 개인의 의지겠지만 여러 배경이나 금융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한다면 최 위원장이 중도 사퇴 후 총선에 나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최 위원장의 총선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은 최 위원장이 예비 정치인으로서 갖고 있는 매력이 상당하다는 관가 안팎의 분석이 있다.

정치권과 관가는 최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면 당선 확률이 꽤 높다고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이 지역구 후보로 나선다면 평소 고향 강원도에 대한 애착이 강한 점을 감안해 강원 강릉시에 출마할 확률이 높다. 현재 이 지역구 의원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지만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입지가 꽤 불안해졌다.

무엇보다 최 위원장의 본관이 강릉이고 지역 명문고인 강릉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지역에서는 ‘성골’에 가깝다는 점도 최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을 높여줄 만한 호재로 꼽히고 있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 의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 위원장은 상당한 매력을 지닌다. 민주당 내에서 경제 관료 출신 의원은 지난 총선 때 경기 군포시 갑 지역에서 당선된 김정우 의원이 있다. 관료는 아니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최운열 의원도 있다.

이들 의원과 최 위원장을 빗대자면 최 위원장의 이름값이 압도적으로 높다. 김정우 의원은 기획재정부 계약제도과장이 가장 높은 보직이었고 최운열 의원은 학자 출신이다. 반면 최 위원장은 경제·금융 관련 부처 장관을 지낸 만큼 경제통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역대 금융위원장 중 3년의 법정 임기를 채운 이들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도 중도 사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전광우, 진동수, 김석동, 신제윤, 임종룡 등 5명의 위원장이 있었지만 2년 4개월간 재임한 임종룡 전 위원장이 역대 최장기간 재임자였다.

결국은 최 위원장 본인이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확실한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 한 총선 출마설은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 위원장이 이 문제에 대해 확고한 의견을 내비치는 것이 시장 안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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