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명품은 대상 물품서 제외화장품·주류·패션·식품 등 판매
이날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입국장 면세점이 개점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해외여행 30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 시내 면세점이나 출국장 면세점에서 산 상품을 여행 내내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를 지시한 후 정부는 대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게 됐다.
입국장 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한다. 지난 3월 관세청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워회를 통해 제1여객터미널(AF1)과 제2여객터미널(AF2) 사업자에 각각 에스엠면세점, 엔타스면세점이 선정됐다. 에스엠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동편과 서편에 각각 180㎡ 1개씩 총380㎡의 규모로, 엔타스면세점은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중앙에 326㎡ 규모로 개장했다.
직접 방문해 보니 입국장 면세점의 규모는 출국장 면세점만큼 넓다고 하기는 어려웠으나, 입국하면서 시간이 쫓기지 않고 보다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실제로 이날 개장시간에 맞춰 방문한 에스엠면세점은 개점하자마자 북적거렸다. 수하물이 나오길 기다리다 잠시 이곳 면세점에 들러 선글라스, 스카프 등의 상품을 살펴보는 여행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에스엠면세점의 1호 고객인 나성 씨는 “일본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는데 출국할 때 시간이 없어 면세점을 들르지 못했다”며 “입국장 면세점이 여는 날인지 몰랐는데 지나가다가 들르게 됐다”고 말했다. 나씨는 “출국할 때 면세점 쇼핑을 하면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서 그런 불편함이 줄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레이반의 선글라스를 구매했다고 귀띔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구매 한도와 판매대상 물품 제한으로 명품 브랜드 제품과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여행하면서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웠던 주류와 면세점 효자 품목인 화장품들을 주로 선보이고 있었다.
에스엠면세점에는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랩시리즈, 설화수, 후, 헤라, 오휘 등 화장품·향수 브랜드 ▲발렌타인, 조니워커, 로얄살루트 등 주류 브랜드 ▲고디바, NTC, 허쉬 등 식품 ▲정관장, GNC 등 건강식품, ▲파커, 라미, 당크, 선글라스 편집매장 등 패션잡화 ▲LG전자, 해외직구 편집매장 등 전자 등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엔타스면세점에서는 스틸라, 푸파, 어퓨, 미샤, 라포셀 등의 화장품 브랜드와 로얄살루트,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의 주류 브랜드뿐만 아니라 전자담배인 릴과 아이코스(기기), 골프용품 등도 12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엔타스면세점은 추후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시킬 예정이다.
입국장 면세점이 처음 도입되는 만큼 면세점 곳곳마다 면세 한도 등을 안내한 문건도 비치돼 있었다. 입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는 주류와 향수를 제외하고 600달러 이하이며, 외국이나 시내, 출국장 면세점에서 취득한 물품과 입국장 면세점 구매 물품을 합산하여 600달러를 넘을 수 없다. 또 면세범위를 적용할 때 입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국산제품이 먼저 공제된다.
처음으로 도입되는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사업자들의 기대도 크다. 출국하면서 사기에 무거운 제품이나, 시간이 촉박해 출국 시 쇼핑을 하기 어려운 고객들의 발걸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 후 매출 규모가 약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엠면세점은 입국장 면세점 운영 첫 해인 올해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엔타스면세점의 경우 오픈 1년간 매출액 목표를 367억원으로 설정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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