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자기자본, 40조원 육박전체 증권사 자기자본 중 71% 차지증권업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10대 증권사의 총 자기자본은 40조4801억원이다.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한 미래에셋대우(8조1657억원)가 압도적 1위를 달리는 가운데 NH투자증권(5조12억원), 삼성증권(4조6131억원), KB증권(4조4886억원), 한국투자증권(4조3682억원) 등 초대형 IB들이 뒤를 잇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발표하고 자기자본에 따라 증권사 규모를 3단계로 세분화해 기업금융 업무를 차등지원한다고 밝혔다. 자기자본을 3조원, 4조원, 8조원 단위로 나누고 발행어음,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부동산담보신탁 등 신규 업무를 단계적으로 허용해 증권사 대형화를 이끈다는 계획이었다.
해당 육성방안이 공개된 후 대형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6년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하며 탄생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삼성증권 자기자본 역시 지난 2016년 3조3849억원 수준에서 올해 4조6131억원으로 1조3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조2000억원 가량 늘었고 NH투자증권은 6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자기자본 3조원대인 ‘대형 IB’ 3곳도 자기자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3조4092억원)와 메리츠종합금융증권(3조3724억원), 하나금융투자(3조2918억원) 등이 그 주인공이다. 신한금투는 오는 8월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맞춰 초대형 IB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공언한 상태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투 역시 자기자본 증가세는 가파르다. 지난 2016년 양 사의 자기자본은 각각 1조6766억원, 1조7936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하나금투는 올해 1분기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고 하나금투 역시 지주사의 증권업 강화 의지가 분명함에 따라 이르면 연내 자기자본 4조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형 증권사와 중소 증권사 간 자기자본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10년 전인 2009년 당시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17조726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31조7840억원)의 53.71%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기준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40조4801억원으로 전체(56조9338억원)의 71%를 넘어섰다. 상위 10대 증권사가 7을, 나머지 40여개 증권사가 3의 파이를 가져가는 셈이다.
업계에선 대형 증권사들이 체질 개선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증권사들은 상품 중개로 인한 수수료 수익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끌어냈지만 최근엔 기업금융(IB),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기매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이 이같은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대형사와 중소 증권사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IB 부문 수익이 중개(브로커리지) 수익을 넘어서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 미래, NH, 한투, 키움 등 주요 증권사 5곳의 올해 IB 부문 수익은 전년 대비 23.5% 늘어난 5660억원으로 중개 수익 5760억원과 대동소이한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공격적으로 IB 부문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중개 수익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기조는 업계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 것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론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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