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현 KDB인베스트 대표 “대우건설, 당장 매각 계획 없다···기업가치가 우선”(종합)

“시장서 원하는 형태로 가치 높여야”

“CFO와 전문가 2명 파견해 밸류업”

“잘하는 것 위주로 체질개선 할 것”

“부실 이유 찾아 치유하는 게 핵심”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 측이 대우건설 매각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금으로서는 시장에서 원하는 형태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17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대우건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CFO와 전문가 2명 정도를 실무 인력으로 파견해 밸류업 작업을 할 것”이라며 “운용실장과 컨설팅 회계법인에서 대기업 전략기획을 담당한 M&A 전문가 몇 명을 채용해 내부에서도 9명이 밸류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매각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구조조정 기업 경우 경쟁력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임자가 생긴다”면서 “잠재 매수자가 원하는 내용과 형태로 기업을 만들어 가면 원매자가 나타날 것이라 본다”고 부연했다.

특히 “매각 일정을 따로 잡아놓지는 않았다”고 못박으며 “임직원에게도 사람들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원하는 만큼 일단 스스로 강해지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대현 대표는 대우건설의 밸류업 작업과 관련해 “경쟁력 있는 분야와 부족한 부분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사업부와 논의해 잘하는 것 위주로 사업을 실시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프로젝트나 플랜트 등의 관리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또 대우건설의 조직 문화를 가장 큰 문제로 지목하며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 따라오게 할 것”이라며 “과거의 재벌 계열사 시스템이 아직 남아 있어 인사와 평가 보상 체계도 정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의 주인이 자주 바뀌고 여러 차례의 매각 과정을 거치다보니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문화도 배타적으로 변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에 인사와 보상, 평가체제를 역동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본부별 독립 채산제를 수립하고 이익공유제를 도입할 것을 김형 대우건설 사장에게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문을 연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이 재무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인수해 사업구조조정 등을 수행하고 시장에 매각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회사다. 산은이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인수해 관리 중이다.

이날 이대현 대표는 회사 설립 취지에 맞춰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실현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은 기업이 부실화된 이유를 찾아 치유하는 게 핵심”이라며 “부실 원인을 제거해 빨리 시장에 돌려줘야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고된 분이나 탈락한 거래처까지 구조조정 패키지에 넣어야 한다는 사회적 욕구가 팽배하다 보니 사회적 구조조정처럼 된 것”이라며 “구조조정 기업에서 그분들을 구제하는 게 시장 중심 구조조정의 본질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채권기관이나 금융사, 기관 투자자와 네트워킹을 강화할 것”이라며 “관리하는 회사와 함께 IR도 정기적으로 할 생각”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이밖에 이 대표는 “올해 안에 2호 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대상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복잡한 이슈가 많아 나중에 편입시킬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