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20억원 당기순손실···2013년(-1883억원) 이후 처음원전이용률 75.8% 상승···올해 1분기 4255억원 당기순이익 2016년 1분기 대비 영업이익 61%, 당기순이익은 64.7%↓
29일 한수원 공시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5679억원, 영업이익 655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9.4%(5838억원), 영업이익은 257.37%(4722억원) 늘어났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4255억원으로 작년 1분기(652억원)보다 551% 늘었다.
실제 올해 들어 원전 이용률은 증가 추세다. 지난해 1분기 54.9%에 그쳤던 원전 이용률이 올해 1분기에는 75.8%로 높아졌다. 한빛원전 등 안전 점검 등을 이유로 중단됐던 다수 원전이 가동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1조1456억원, 매출액이 8조9551억원으로 2017년보다 각각 18%, 5.8% 감소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조4721억원에서 8618억원으로 다시 652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5년 만에 당기순손실 102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전 부품 비리 사건으로 일부 원전의 가동을 중단했던 2013년 이후 첫 당기순손실이다. 2016년과 비교하면 2조5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한수원 측은 “격납건물 내부철판(CLP) 점검 등으로 원전 이용률이 감소해 전력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월성 1호기가 조기 폐쇄된데다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 사업이 표류하면서, 영업외비용 등이 742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손상처리금액만 5652억원이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도 한수원 실적 하락과 관련해 “원전 정비일수 증가에 따른 원전이용률 하락이 주원인”이라고 밝혀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시장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이용률이 떨어진 것이 한수원 실적에 직격탄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 비중을 낮추자 LNG(액화천연가스) 등 더 비싼 다른 발전원으로 전기를 만들며 한국전력과 한수원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한수원은 원전을 가동해 생산한 전기를 모기업인 한전에 팔아 수익을 낸다. 2014~2016년 80% 안팎으로 유지된 원전 이용률은 지난해 65.9%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전력판매수익은 2017년보다 6.7% 감소한 8조5057억원을 기록했다. 전력판매량도 9.7% 감소한 13만2135GWh였다. 원전 이용률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한수원의 전력판매수익이 6081억원이나 줄었다.
한수원의 이자상환능력 또한 지난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재무 부실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국내 500대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한수원은 탈원전 정책 추진 전인 2016년 이자보상배율이 7.94에 달했지만 2년 후인 2018년에 2.24까지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가령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크면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이 금융비용을 지불하고도 남는다는 뜻이며 1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 한수원의 이자상환 능력 등 재무상황이 최근 3년 사이 급속도로 악화되며 부실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사업규모도 줄어들면서 정규직 신규 채용도 감소 추세에 있다. 한수원이 지난해 채용한 정규직은 최근 수년간 채용이 가장 많았던 지난 2015년(1369명) 대비 69%(942명) 감소한 427명에 불과하다. 한수원은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821명, 602명의 정규직을 신규채용했다.
다만 한수원측은 올해 들어 원전 이용률이 작년보다 높아 영업이익도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85~90%에 달하던 과거 원전 이용률에는 미치지 못한 상황이어서 올해 수익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수원의 1분기 실적을 탈원전 정책 전후로 비교하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올해 1분기 실적을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7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4.4%, 영업이익은 11.3%, 당기순이익은 25% 감소했다. 2016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2.8%, 영업이익은 61%, 당기순이익은 64.7% 줄었다.
한수원은 2016년 1분기만하더라도 영업이익이 1조6851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557억원보다 1조 넘게 차이나는 금액이다. 한수원의 영업이익은 2017년 1분기 7399억원으로 떨어진 뒤 탈원전 정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에는 1834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매출액도 2016년 1분기 3조3295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 매출액보다 7600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한수원 매출액은 2017년 1분기 2조6878억원, 지난해 1분기 1조9839억원으로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6년 1분기에는 1조2085억원에 달했다. 올해보다 7800억원 이상 높은 것이다. 탈원전 정책 후 한수원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1분기 5675억원, 지난해 1분기 652억원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기업 적자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비난이 커지가 정부가 서둘러 예방정비를 끝내고 원전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한수원 측은 “올해는 원전 이용률 7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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