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적자 4326억···전년 대비 2539억 급증당기순손실, 전년보다 2754억↑···부채 6조 육박5월 만기 채권 발행은 성공···파산 위기는 막아광해공단과 통합도 노조 반대 직면해 오리무중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물공사의 영업적자는 43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39억 원 급증했다. 당기순손실도 전년보다 2754억 원 증가한 6860억 원으로 집계됐다.
광물공사의 적자 폭 증가는 볼레오, 암바토비 등 해외자원개발 투자사업의 적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볼레오 사업 영업 적자는 4685억 원으로 전년 2528억 원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내역을 보면 ‘손상 및 대손’이 2670억 원으로 가장 컸고 매출손익, 인건비 등 판관비, 이자비용 등에서 각각 300억 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암바토비 사업 영업 적자도 19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지분법손익에 따른 손실이 1982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도 전년보다 3000억 원 가량 급증한 1조1880억 원까지 치솟았다. 비유동부채를 포함한 총 부채는 무려 5조9241억 원에 달한다. 자산(3조9598억원)보다 2조원가량 많다. 유동비율은 48.1%까지 내려앉았다.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2012년도 170%에서 2015년도 6905%로 크게 증가했다. 2016년 6월까지 부채비율이 10454%에 육박하다 같은 해 말부터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시절 해외자원 개발에 나섰던 광물공사는 손실 후유증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2015~2017년 3년 동안의 누적적자도 3조4616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5년 2조 636억원의 ‘천문학적 손실’을 낸 데 이어 2016년에도 9874억원, 2017년 역시 4106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공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이유는 국제 광물자원의 가격 하락을 예측하지 못한 채 과도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수행한 결과 자본이 감소하고,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부채가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이후 자원가격 하락으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사업성이 저하돼 영업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 구리, 니켈 등 주요 광물가격하락에 따른 손상 차손 반영으로 2015년과 2016년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안정성도 크게 악화됐다.
광물자원공사가 해외자원개발을 하면서 지금까지 낸 이자 비용도 만만치 않다. 수조원을 투자했지만 회수한 금액은 미미하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이 산업부에서 받은 ‘2016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21개국에서 42개 사업을 진행하면서 4조6045억원을 투자했으나, 회수액은 4309억원에 불과해 회수율이 9.4%에 그쳤다. 42개 사업 중 22개 사업은 아예 회수액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물공사는 2008년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지분 10%를 사들이며 투자비로 총 14억8900만 달러(1조6837억 원)을 투입했다. 이 중 78.4%인 11억6800만 달러(1조3286억 원)가 손실 처리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광물공사와 광해공단을 통폐합해 ‘한국광업공단(가칭)’을 설립하는 ‘광물공사 기능조정 세부방안’을 보고·확정했다. 세부방안에 따르면 광물공사의 해외자산은 전부 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자산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매각 시한은 정하지 않았다.
광물자원공사는 호주 물라벤 유안탄광산 지분 4%(680억원)과 미국 로즈몬트 동광사업 지분 7.95%(424억원) 등 보유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다만 대규모 부채를 갚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5월 광물공사의 멕시코 현지 자회사인 MMB의 외화채권 5200억원 만기가 다가오며 위기가 찾아왔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광물공사가 채권 차환 발행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공기업 최초로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광물공사는 급한대로 신규 채권을 발행해 MMB의 만기 채권을 차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행이 광물공사는 4월 MMB의 해외채권 발행에는 성공했다. 당장 만기가 눈앞인 차입금 상황재원을 확보하게 되면서 한숨은 돌렸다.
1조원이 넘는 자기자본을 가진 광해공단과의 통합이 성사되면 광물공사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심각한 상태인 광물공사임에도 아직까지 통합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광해공단 노조의 강력한 반대가 걸림돌이다. 광해공단 노조는 광물자원공사와 합치면 오히려 동반 부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광해관리공단 우리노동조합(위원장 홍기표)는 올해 3월에는 강원도 태백, 정선, 삼척, 경북 문경, 전남 화순 등 폐광지역 주민 4041명의 서명을 모은 한국광업공단 법안 반대 탄원서를 13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긴축경영에도 광물공사의 부채는 증가해 매달 직원에 대한 명예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통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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