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3℃

  • 인천 2℃

  • 백령 7℃

  • 춘천 2℃

  • 강릉 5℃

  • 청주 2℃

  • 수원 4℃

  • 안동 2℃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2℃

  • 전주 2℃

  • 광주 3℃

  • 목포 6℃

  • 여수 8℃

  • 대구 4℃

  • 울산 9℃

  • 창원 7℃

  • 부산 9℃

  • 제주 11℃

수상태양광 홍보맨 자처한 한화큐셀···청풍호를 가다

[르포]수상태양광 홍보맨 자처한 한화큐셀···청풍호를 가다

등록 2019.08.25 12:00

이세정

  기자

공유

2017년 LS산전 준공한 국내 최대 규모 발전소연간 1000가구 사용 가능···바이어 투어 등 관광효과 누려생태계 파괴 등 논란 존재···사실 규명에 전문가 대거 동참‘글로벌 1위’ 한화큐셀, 환경안정성 입증·인식 제고에 초점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모듈 1개 더 파는 것보단, 수상태양광 안정성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난 22일 찾은 충청북도 제천시 ‘한국수자원공사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한화큐셀 관계자가 한 말이다. 한화큐셀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현장견학이지만, 그 장소를 보면 의문이 남는다. 청풍호 수상태양광 공사는 LS산전이 설계와 조공, 시공(EPC)를 맡았다. 한화큐셀의 기술력이나 경쟁력을 뽐내기엔 다소 거리가 멀다.

한화큐셀은 수상태양광을 둘러싼 시장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육상태양광, 건물태양광과 함께 태양광 발전의 3대축이 될 수상태양광의 안정성을 직접 확인해 보라는 것. 궁극적으로는 국내 수상태양광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상태양광은 댐이나 저수지, 유수지 등 물 위에 부력체를 설치한 뒤 태양광 패널을 얹어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유휴부지인 수면을 이용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육상태양광에 비해 그림자 영향이 적다. 또 모듈의 냉각효과가 있어 발전 효율이 10% 이상 높게 나온다. 하지만 환경오염이나 반사광 등 여러 논란이 존재해 보급 활성화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사진=이세정 기자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사진=이세정 기자

청풍호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약 4분 정도 이동하니 수상태양광 발전소에 도착했다. 2017년 12월 준공한 국내 최대 내륙 수상태양광발전소로, 댐에서 약 17km 떨어진 중상류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설비용량은 3MW로, 1000가구(약 4000명)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전기량을 생산한다.

8640개의 패널(모듈)이 사용된 발전소의 점유 면적은 3700㎡다. 저수면적 97k㎡의 0.04%에 해당한다. 설명을 담당한 주인호 수자원공사 수상태양광사업부장은 “수상태양광은 임야 벌목 등 환경 훼손이 없다”며 “청풍호 발전소의 경우 10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6700배럴의 원유 대체 효과가 있다. 소나무 식목효과는 28만 그루에 달하고, 이산화탄소(co2)감축효과도 1879톤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특히 청풍호 발전소는 지역민 생활여건을 개선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발전소 건설 시 인근 어업민의 숙원사업인 수산물 집하장(판매장)과 식당을 세웠다. 접근이 어려운 마을 진입로(상노리~황강리 3.2km)를 포장했다. 에너지 공급이 안 되던 황강, 한천리 7가구에도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공사를 진행했다.

관광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주 부장은 “수상태양광에 관심이 높은 해외 연수생과 유네스코, 아시아개발은행 등 관계기간 투어도 진행하며 국내 우수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만에 실제로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주 부장은 환경안정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수자원공사는 물을 관리하고 물과 관련된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며 “수상태양광으로 생태계가 바뀌거나 악화되면 안되기 때문에 사후 환경 모니터링을 현재까지도 하고 있다”고 했다.

수상태양광의 재무적가치는 20년으로 잡는데, 2012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합천댐(500KW)의 경우 약 7년 간 모니터링한 결과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 부장은 “어류 서식 환경은 치어들이 몰리는 등 오히려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우려를 낳은 부분은 환경오염이다. 하지만 수상 전용 태양광 모듈은 미량의 납이 사용되는 육상 모듈과 달리, 주석을 활용한다. 또 초산이 발생되지 않는 친환경 봉지재(POE)를 부품으로 쓰고, 방수방진등급을 향상시켰다. 모든 기자재는 수도법시행령 24조에 의한 ‘수도용 기자재 위생 안전기준’의 납, 카드뮴 등 44개 시험 전 항목을 통과했다. 수생태계 영향이 없도록 수중에 충분한 빛이 투과되는 공간도 확보했다.

부력체는 폴리에틸렌(PE) 재질이다. 위를 떠 받치는 자중의 2.5배로 설계됐는데, 6개의 내부격실 구조를 갖추고 있다. 부분파손이 발생하더라도 부력 유지가 가능한 것은 물론, 빙압과 열팽창에 의한 변형이 없다. 특히 포스코가 생산하는 고내식성 ‘포스맥’을 지지구조물로 사용한다. 포스맥은 일반 합금강 대비 5배 이상의 내식성을 보유하고 있다.

풍속과 파랑고 등 설계 환경을 고려해 구조해석 전문기관의 구조검토도 완료했다. 10분 동안 부는 바람을 기준으로 한 설계풍속 35m/s(순간풍속 52.5m/s)에 견딜 수 있다. 실제 합천댐의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2012년 최대풍속 40m/s로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을 끄덕없이 견뎌냈다.

주 부장은 “다른 나라보다 수상태양광이 먼저 시작된 만큼 많은 데이터가 쌓여있다”면서 “수상태양광 관련 법에 따라 저수면적의 6%를 넘기면 안된다. 하지만 국내 수역이 넓어 최소 영역만 활용하더라도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수상태양광 밑 치어 때.수상태양광 밑 치어 때.

청풍호 발전소 투어 후 마련된 미디어 설명회에는 태양광 분야의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수상태양광에 대한 오해를 풀고, 사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로 동참한 것이다.

이연상 한국에너지공단 팀장은 “국가에서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환경오염 우려 등 주민들의 반대로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주민수용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지분을 사거나 펀드 형태로 참여하는 식의 홍보 모델을 만들었다. 왜곡된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박사는 “합천호 발전시설의 환경 모니터링을 2014년부터 4차례에 걸쳐 검토해 온 결과, 현재까지 수은 등 환경오염물질에 따른 수질 변화나 생태계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력체 등 기자재에 따른 오염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수상태양광이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재성 전자부품연구원(KETI) 책임은 태양광 모듈이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국내 보급된 태양광 모듈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이용하는데, 카드뮴은 들어가지 않는다. 셀과 전선 연결을 위해 소량의 납(0.1% 미만)이 사용될 뿐, 모듈에는 납 자채가 사용되지 않는다.

또 태양빛이 반사돼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치고 농장물 생육에 지장을 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태양광 발전은 태양 빛을 최대한 많이 흡수하는 것이 관건이고, 반사광은 실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모듈 세척에 맹독성 세제를 사용한다는 것도 잘못 알려진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정 책임은 “미국과 유럽연합은 태양광 모듈을 세제가 아한닌 물로 세척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실제로도 태양광 모듈은 빗물로 충분히 세척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전세계 저수지 수면 기준으로 1% 면적에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설비용량은 404GW로, 석탄화력발전소 404기를 대체할 수 있는 셈”이라며 “수상태양광 인식 제고를 위해 한화큐셀이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수상태양광의 사업성과 안정성을 명확히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동남아 사업부 상무는 “전세계 저수지 수면의 1%에 수상태양광발전소가 단계적으로 건설된다면, 현재 건설 단가 기준으로 향후 500조원 이상의 세계 시장이 열리게 된다”며 “국내에서 우리 기업이 충분히 경험을 쌓는다면 수상태양광은 한국기업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큐셀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셀 생산량 기준 업계 1위, 모듈 출하량 기준 4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당진화력과 추풍령 저수지 등 29.62MW 규모의 수상태양광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4월에는 네덜란드 린지워드 발전소(1.87MW) 건설에 태양광 모듈 전량을 납품한 바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