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DLF’도 25일 만기···‘피해자 소송’ 본격화

20일 CMS금리 적용시 손실률 46.4%

금융소비자원은 첫 소비자 소송 제기

“상품가입 취소 사유 성립된다” 주장

금리하락 가능성에 손실 확대 우려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우리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상품(DLS·DLF)’의 만기가 돌아온다. 앞서 펀드의 기초자산이 되는 해외금리가 반등하면서 손실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들어 다시 하락하는 분위기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KEB하나은행이 취급한 상품은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금리와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다. 만기 때 두 금리 중 어느 하나가 기초가격의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일례로 배리어(barrier) 60% 상품은 기초자산의 금리가 가입 시 금리의 60%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3∼5% 수익을 받고 60% 아래로 떨어지면 떨어진 만큼 손실을 보는 형태다. 금리가 가입 시 금리의 59%가 됐다면 41%의 손실을 입는 셈이다.

25일에 만기도래하는 DLF는 배리어가 60%이며 판매 잔액은 10억원이다. 만기 수익률 산정 기준이 되는 20일 미국 CMS 5년물 금리(1.586%)와 영국 CMS 7년물 금리(0.776%)를 적용하면 손실률은 46.4%(쿠폰금리 포함)가 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반발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융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면 불완전 판매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기가 된 예금을 찾거나 정기예금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가 DLF에 가입한 이들은 안전하다는 은행 직원의 말을 믿고 가입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부 손실이 났을 때 환매하려 하자 ‘다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며 은행 측이 만류해 손실 규모가 커진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금융소비자원은 법무법인 로고스와 손잡고 오는 25일 법원에 DLF 피해자 소송을 제기한다. 첫 소송 제기자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펀드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 2명과 법인 1곳이다. 이들은 투자 원금에 투자일부터 소송 제기일까지 계산한 이자를 지급하라고 은행 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기망한 만큼 애초 상품 가입 취소 사유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유럽의 시장금리 추이가 투자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재개에 대한 신중론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에 최근 금리가 반등했지만 다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0%로 내다봤다. 5월 전망치(1.4%)에서 4개월 만에 0.4%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이라며 “지금 수준에서 하향 안정화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