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서 ‘첫 공식 회동’ ‘DLF 손실’ 해결책 등 논의할 듯‘관료-학자’ 미묘한 성향 차이에분쟁조정 등 합의점 이를지 주목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오는 19일 금감원 내 일본수출규제 피해기업 상담센터 일정을 마친 뒤 윤석헌 원장과 면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한편 ‘DLF 사태’를 놓고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DLF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는 차츰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오는 19일 만기가 돌아오는 134억원 규모 펀드의 손실률을 60.1%로 확정한 뒤 안내 절차를 밟고 있다.
우리은행의 상품은 만기 때 기초 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4.2%의 수익이 나지만 반대의 상황에선 낙폭의 200배(손실배수) 만큼 손실을 보는 구조다. 금리가 -0.3% 이하면 원금의 20%, -0.4% 이하는 40%, -0.5% 이하 60%, -0.6% 이하는 80% 등을 잃는다. 비록 금리가 반등하면서 손실 규모는 축소됐지만 –0.2% 이상으로 회복하지 않는 한 손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금감원은 분주해졌다. 현장검사와 외부 법률 자문을 거쳐 서둘러 분조위에 안건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접수된 분쟁조정 건수만 150여건에 달하며 순차적으로 손실이 확정되면 신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윤석헌 원장은 이번 회동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진행 경과를 공유하며 금융당국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으나 금감원 측은 여전히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합동검사에서 두 은행이 관련 법령과 내규를 어겨가며 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10월초까지 검사를 이어가며 사실 관계를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될 경우 금융회사는 최대 70%의 배상책임을 지며 판매를 용인한 CEO 역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적극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학자 출신이면서 소비자 보호에 무게를 둔 윤석헌 원장과 달리 관료 출신인 은성수 위원장은 금융산업 전반의 혁신에 더 기대를 걸고 있어서다. ‘금융소비자와 금융산업, 금융시스템이 균형과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 은 위원장의 철학에 비췄을 때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엔 동의하더라도 과도한 제재엔 우려를 표시할 것이란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두 사람은 키코 문제에서도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윤석헌 원장은 적정한 배상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은성수 위원장은 ‘일부 사안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결론 났기 때문에 재조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에 금융권 전반에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의 대화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키코와 금감원 예산심사, 종합검사, 특별사법경찰 출범 등에서 비롯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해소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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