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카드 매각 이어 캐피탈 지분 日롯데에 넘겨내년 중단된 호텔롯데 상장 작업 재추진 예정신동빈 회장 상고심 관건···총수 부재 시 또 연기
최근 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을 일본롯데홀딩스 금융계열사 롯데 파이낸셜에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에 이어 캐피탈 지분 매각까지 마무리하면 롯데는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위반 사안을 모두 해소하게 된다.
롯데캐피탈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다. 롯데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먼저 매각하고 캐피탈을 정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롯데카드의 매각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매각 작업이 지연됐다. 롯데케피탈을 제 3자에게 매각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롯데는 내부적으로 캐피탈이 알짜 매물인 만큼 호텔롯데나 일본 롯데홀딩스로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캐피탈 지분을 호텔롯데로 넘길 경우 또 다시 매각 숙제를 안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향후 호텔롯데를 상장시키고 롯데지주와 합병하게 되면 또다시 캐피탈이 지주 계열사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금융계열사 정리로 롯데는 현금 여력까지 확보하게 됐다. 업계 내에서는 앞서 매각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작업이 완료되면 2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 롯데’를 완성하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일본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2016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경영 비리, 면세점 특혜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 과도기 상태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로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편입하는 등 경영권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가 지배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율이 99.28%에 달해 지분구조가 일본에 종속돼 있다.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 L투자회사가 72.65%, 일본 광윤사가 5.4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국내 정서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지분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린다는 구상이다.
사드 사태로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 때는 면세사업이 타격을 받았지만 현재는 중국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면세점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면세점 매출액은 2조906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7.6%, 영업이익은 1778억원으로 14.7% 늘었다.
재계에서는 내년쯤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다시금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신 회장의 경영공백이 없어야 순조롭게 자주사 전환을 모두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내달 17일 예정돼 있는 국정농단사건 대법원 판결 결과가 변수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를 인정받아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다만 2심에서 자금 출현 요구 등에 수동적으로 응한 점을 인정받아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상고심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심 판결이 파기환송 되며 변수로 떠올랐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했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신 회장의 형량 역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형량이 늘어나게 될 경우 이미 한 차례 경영공백 사태를 맞았던 롯데그룹으로서는 또 리더십 부재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또 한번 발목이 잡히게 된다.
롯데는 상고심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이 ‘강요형 뇌물 피해자’라는 2심의 판단을 지속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만약 파기환송이 되면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사 체제 완성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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