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토스뱅크’···시중은행 등에 업고 ‘자본적정성’ 강화

KEB하나·SC제일은행, 컨소시엄 합류

웰컴저축은행도 ‘키움’서 토스뱅크行

“안정성 부족” 금융당국 지적 수용한 듯

토스 부담 덜고 자본 조달능력 개선

중기중앙회·이랜드 동참에 사업성↑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공

‘토스뱅크’가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과 손잡고 ‘3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앞선 실패의 원인이던 ‘자본적정성’ 문제를 크게 해소한 것으로 파악돼 예비인가 획득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날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금융당국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새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토스를 주축으로 하고 한화투자증권과 벤처캐피탈 3사가 참여하는 기존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굵직한 기업이 가세해 구조에 안정성을 더한 게 특징이다. 토스가 34%를 출자해 최대주주에 오르며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각 10%의 지분으로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또 SC제일은행이 6.67%, 웰컴저축은행 5%, 한국전자인증이 4%의 지분으로 참여하며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등 토스의 투자사 역시 합류하기로 했다. 특히 KEB하나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키움뱅크 컨소시엄 소속이었으나 함께 자리를 옮겼다.

토스로서는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토스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지난 심사 중 지적받은 내용을 개선토록 한 뒤 재도전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토스뱅크는 상반기 ‘인가전’에서 ‘안정성’ 이슈로 고배를 마셨다. 주축인 토스의 자본금 대부분이 부채에 해당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라는 이유에서다. ‘상환전환우선주’는 만기 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지닌 주식이다. 투자자가 토스에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면 은행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때문에 외부에서는 토스가 대형은행인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등과의 연합전선으로 인터넷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에 한 발 다가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토스의 출자 부담이 줄었다. 앞선 인가전 때 토스 측은 금융주력자를 자처하며 60.8%를 출자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에서 허용하는 34%로 그 비율을 낮췄다.

또한 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는 자본금 조달능력이 개선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터넷은행의 원활한 영업을 위해선 1조원 이상을 들여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인데 대형 금융회사가 합류했으니 앞으로의 추가 증자도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베스핀글로벌과 무신사 대신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동참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인터넷은행의 주주 구성은 경영의 방향성과 직결된 문제라 할 수 있다. 어떤 역량을 지닌 기업이 모이느냐에 따라 구현 또는 접근 가능한 서비스가 달라져서다. 토스 측은 중소기업중앙회와 연계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월드는 리테일 네트워크의 강점을 살려 은행에 기여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화투자증권과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한국전자인증 등은 이번에도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리며 토스뱅크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시했다. 다만 벤처캐피탈 3사의 지분율은 총 19.3%에서 10.33%로 내려갔다. 역시 당국의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물론 이들은 토스의 주요 주주인 만큼 이 회사의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은행에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토스뱅크 측은 “토스를 통해 국내 핀테크 산업을 본격적으로 열었다면 토스뱅크를 통해 기존 금융권의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선보이고자 한다”면서 “함께하는 주주와 함께 중신용 개인, 소상공인을 비롯해 금융권에서 소외되어온 사람을 위한 혁신과 포용의 은행을 만들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