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총수 부재 리스크 해소신격호 총괄회장도 징역 3년
16일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날 신 회장에게는 국정농단 뇌물공여의 비슷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다소 상반된 판결이 내려졌다. 이 부회장의 경우 부정청탁 뇌물공여 혐의가 무죄에서 유죄로 인정되며 사건이 서울고법으로 되돌아갔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되며 파기환송된 이상 2심 결과는 뒤집힐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최종심 역시 파기환송돼 다시 재심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두 그룹 총수의 혐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점에서 맥이 닿아있기 때문이다.
앞서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넸다는 혐의로 1심 선고에서 법정구속됐다. 지난해 10월 집행유예로 출소하기 전까지 8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의 특허권을 얻기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건넨 것이 뇌물로 간주된 상태로,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적극 요구해 수동적으로 응했다고 판단, 신 회장에 대한 처벌수위를 집행유예로 낮췄다.
2심에서는 서미경씨 모녀 급여 관련 횡령 혐의도 추가로 무죄가 인정됐다. 뇌물공여 혐의와 매점 임대 관련 배임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가 인정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뇌물을 공여했다는 점이 양형에 반영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항소심 재판부가 대부분 무죄로 판단했던 신 회장의 경영비리 사건 중 일부를 대법원이 유죄로 인정해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그렇게 된다면 집행유예가 어려워져 다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는 지난해 신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영어(囹圄)의 몸이 됐던 8개월 동안 대규모 투자와 해외사업이 사실상 중단되고 중요한 인수·합병(M&A) 건이 무산되는 등 그룹 경영이 위기에 처했던 경험이 있다.
또 그룹의 총수이자 ‘원톱’인 신 회장이 부재할 경우 겨우 잠잠해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발하거나 일본 롯데와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롯데 내부에서는 이번 대법 판결로 장기간 지속된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앞으로는 신 회장을 중심점으로 호텔롯데 상장 등 ‘뉴롯데’의 마지막 남은 과제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많은 분들의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신 회장과 함께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도 이날 징역 3년 및 벌금 30억원을 확정받았다. 확정판결에 따라 검찰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받았던 신 총괄회장에 대한 형을 조만간 집행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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