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매각’ 찬성 메시지 내놓자 노조 발끈 “매각 인정하자는 사장 발언 수긍할수 없어”채권단 주도하는 ‘기업결합’···노조 반발 고충
23일 대우조선 노사에 따르면 이성근 사장은 최근 해오름터, HR저널 등 사내 소식지를 통해 “현대중공업 인수를 통해 잃는 것보단 얻는 게 더 많다”며 매각 저지 투쟁에 나선 노조의 양보와 협조를 당부했다. 기업결합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와 회사의 미래 생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직원들의 이해를 구한 것이다.
이 사장은 회사가 채권단 관리 아래 경영 정상화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며 “경영이나 재무적 측면에서 안정적인 구조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조선해양과의 합병은 회사 가치를 지속해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평가하며 “기업결합 후에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직·간접적인 주주로서 회사의 발전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 사장의 인터뷰 내용이 나온 이후 강력하게 사측에 항의하고 나섰다. “매각을 인정하자는 사장의 발언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발언”이라는 주장이다.
이 사장이 노조에 기업결합 협조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은 올해 노사 교섭이 파업을 반복하며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기업결합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유럽연합(EU)에 제출하는 등 강경 태도를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노조 반발이 수주 활동 등 회사 경영실적에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성근 사장은 올해 3월 정성립 전 사장이 현대중공업 매각에 반대하며 연임 중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산업은행 이사회를 거쳐 대우조선 사령탑에 앉았다. 그런 만큼 두 거대 조선소 합병을 앞두고 채권단인 산은과 노조 양쪽의 목소리에 모두 귀 기울여야 하는 난감한 위치에 처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이 사장이 기업결합 과정에서 노조 이해를 구한 것은 지지부진한 교섭을 대화로 풀고 노사가 정상화에 매진해야 하는 시기임을 강조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성근 사장은 회사 내부 담화문에선 직원들에게 열심히 하자고 격려를 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결국은 산은의 컨펌을 받고 사장직에 오른 만큼, 내년 상반기 이전에 기업결합 심사가 끝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산은의 눈치를 많이 보는 상황 아니겠냐”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오는 24일 열리는 교섭에서 제시안을 추가로 내놓고 노조와 접점 찾기를 시도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파업 참여 인원은 대략 200~300명 정도여서 아직 생산 손실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교섭은 임금 인상과 60세 정년 퇴직자 고용연장 등이 쟁점”이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