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내년 경제성장 2.2∼2.3% 달성위해 정책 발굴”김용범 “민간투자 부진 주된 원인은 급감한 건설투자”靑 “인위적 건설부양 않겠다"···김상조 “핀셋규제 고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반을 맞이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장 미흡했던 부분은 두말할 것 없이 민간활력 찾아보고자 노력했음에도 성장률이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했던 수준, 우리 경제가 가야 할 성장경로를 따라가지 못하고 밑돈 점이다.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한창 준비 중이며 12월 중하순 발표 예정”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포함한 주요 기관들이 내년 경제성장 전망을 2.2~2.3%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이상 달성되도록 정책 의지를 담아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동력 확충과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을 본격 추진하고, 잠재성장률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경주하는 데도 중점을 기울이겠다”며 “포용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용 기반을 더욱 촘촘히 강화하겠다”고 경제정책방향의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향후 과제로 “민간 활력 저하, 글로벌 경제와 연동된 저성장, 구조개혁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 문제 등이 시급히 보완돼야 할 과제”라며 “내년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동력 확충 노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를 보이는 것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견인하는 데 여러 애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건설 경기는 2015~2016년 정점을 찍은 후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분기 기준 건설투자는 5.2%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3분기(-6.0%)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다. 한국은행은 건설업 부진이 지난해 GDP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춘 것으로 집계(기준 연도 2015년, 실질 GDP 기준)했다.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 또한 현재 경기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건설투자 급감을 지목했다. 건설투자가 줄어든 탓에 거시경제 전반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차관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기가 부진하다.민간투자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거시지표 측면에서 보면 민간투자 부진의 주된 원인은 건설투자의 순환적 조정에 있다”고 밝혔다.
건설투자 규모는 2003~2014년 분기별로 50조원 중반대를 오가다가 2015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고, 2017년 1분기(70조3281억원)부터 70조원대를 유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2017년 3분기(71조2405억원)를 고점으로 하락세가 시작돼 올해 2분기에는 66조4801억원까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소비나 재정에서 어느 정도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일어나도 건설투자의 마이너스 효과가 음의 에너지같이 많은 부분을 상쇄해버린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역시 반도체 경기와 함께 건설 경기 하강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주요 변수로 꼽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주재한 경제장관회의에서 “필요한 건설투자는 확대해 나가겠다”며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청와대는 지지층의 비난을 의식해 “경기 부양을 위한 인위적인 건설투자 확대가 아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홍 부총리도 “경기 부양을 위한 건설 투자를 인위적으로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투자 분야가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해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2% 이상 증가율로 반영했다”며 “새로운 철도나 고속도로를 구축하기 위한 예산이라기보다는 지역의 생활 SOC나 기존의 노후한 SOC에 대한 개·보수에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정책수정 없이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은 집권 후반기 첫날인 10일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 및 후반기 국정 방향을 제시했다.
김상조 실장은 “당장 어렵다고 해서 낡은 과거의 모델로 되돌아가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라며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택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세부적 주택정책을 마련해왔다고 밝히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는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핀셋 규제’의 원칙을 계속 유지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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