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정조준한 ‘미래에셋컨설팅’은 어떤 회사?

공정위, 미래에셋그룹에 심사보고서 발송

미래에셋컨설팅, 총수일가 지분 90% 넘어

그룹 부동산 관리 전담하며 수십배 성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에 착수한 미래에셋그룹의 미래에셋컨설팅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박 회장 일가가 9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 회사이자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미래에셋그룹 총수 일가 사익편취 혐의와 관련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미래에셋 측에 발송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측에 소명기회를 제공하고 전원회의에서 최종 제재 여부는 결정한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12월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부터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와 일감몰아주기 행태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2년여 동안 미래에셋그룹을 면밀하게 들여다본 공정위가 최종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문제가 된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1997년 설립된 KRIA(KOREA REAL E-STATE ADVISERS)라는 회사가 모태다. KRIA는 매출채권의 양수관리 및 회수 등을 주업으로 했다. 지난 2008년 인적분할을 통해 미래에셋디앤아이와 미래에셋컨설팅을 설립했다. 미래에셋디앤아이는 부동산 개발 및 시행 사업을 위해 설립했고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생명 빌딩 및 미래에셋그룹 연수원 관리를 맡았다. 2010년 이들 회사를 다시 합병하면서 미래에셋컨설팅이 됐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 일가가 지분 91.86%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9.98%를 보유하고 있고, 미래에셋펀드서비스(100%)와 미래에셋자산운용(32.92%) 지분도 보유했다. 또한 미래에셋펀드서비스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을 각각 9.49%, 29.53%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이 옥상옥 지주회사인 셈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컨설팅은 단순히 지주회사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총수일가가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이 회사는 그룹 내 일감을 도맡으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미래에셋그룹이 공정위의 타깃이 된 계기도 미래에셋컨설팅이 부동산 관련 자회사와 합병한 후 7년 만에 수익이 20배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수법은 부동산 임대관리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운영하는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CC) 등의 임대관리 업무를 미래에셋컨설팅이 도맡았다. 100% 자회사인 미래에셋펀드서비스를 통해 펀드 관련 부수입을 받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이 과정에서 거래 가격. 사업기회 제공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공정위 결론이다.

공정거래법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 일가 지분이 20~30% 이상인 회사는 일감몰아주기 제재 대상이다. 특히 총수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부당 내부거래가 적발될 경우 관련 매출의 2~5%가량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는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하는 점이 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공정위 결론을 뒤집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 인가가 필요한 발행어음,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받은 상태로 심사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