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 10곳 중 7곳 순익 감소생보사, 저금리에 역마진 현상 심화손보사는 車·실손보험 손해율 상승내년 수입보험료 증가율 0% 전망
수년째 고금리 역마진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생명보험업계는 자산을 굴려 수익을 얻을 곳이 마땅치 않다. 손해보험업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다.
해외 투자의 숨통을 트기 위한 규제 완화와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5개 상장 생명보험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은 1조5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4770억원에 비해 8989억원(3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1777억원에서 1조5974억원으로 5803억원(26.6%) 줄었다.
총 10개 주요 보험사 중 7개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업계 1위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한화생명은 3675억원에서 1561억원으로 2114억원(57.5%), 삼성화재는 9027억원에서 5859억원으로 3168(35.1%) 당기순이익이 줄어 각 업권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생보사들은 오는 2022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한 상황에서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운용 악화로 역마진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생보사들은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연 5% 이상의 고금리를 보장하는 확정금리형 상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했다. 지속적인 금리 하락으로 채권 투자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에는 계속 높은 금리를 적용해야 해 역마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회사별 운용자산이익률은 삼성생명이 4%에서 3.5%로, 한화생명이 3.8%에서 3.3%로 각 0.5%포인트 하락했다.
4분기(10~12월)에는 변액보증 보증준비금을 대규모 적립금을 쌓아야 해 추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손보사들은 보험금 원가 상승과 허위·과잉진료로 인한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금 원가 상승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올해 두 차례 보험료 인상에도 손해율이 치솟고 있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4개 대형 손보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6%에서 88.7%로 5.1%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회사를 포함한 10개 손보사의 지난 9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5%를 기록하기도 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제로(Zero)성장’이 예고된 내년 보험산업 전망은 더욱 어둡다.
보험연구원은 2020년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을 0%로 전망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2% 감소해 4년 연속 역성장하고,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2.6% 증가해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이 줄어든 보험업계는 지출을 최소화하는 비용 절감 정책으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삼성생명은 내년 사업비, 임원 경비, 행사비 등을 30% 감축하기로 했다. 임원 경비의 경우 최대 50% 삭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보험사들도 대부분 내년 예산을 감축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회사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자구책만으로는 수익성 회복에 한계가 있다. 각종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이 절실한 이유다.
생보업계에서는 보험사의 해외 장기채권 투자 확대를 위해 한도를 규정하는 직접적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손보업계는 불필요한 보험금 지급을 막기 위한 비급여 관리 방안 마련과 보험사기 처벌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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