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로부터 지분 15% 인수경영권 확보한 뒤 500억 CB 발행운영자금·타법인증권 취득 등 목적키위미디어 최근 회생절차 들어가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화·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키위미디어그룹은 지난해 아시아경제로부터 팍스넷 지분 15%를 253억원에 인수했다. 팍스넷은 1999년 3월 오픈한 이후 국내 대표 금융포털로 성장했다. 2016년 8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팍스넷 지분 30.31%를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경제는 지난해 8월7일 피엑스엔홀딩스에 팍스넷 지분 15.31%(169만6068주)를 253억원(1주당 1만4917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13일 아시아경제는 남은 지분 15%를 장외매도로 처분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1만4865원이었다.
피엑스엔홀딩스는 키위미디어그룹이 팍스넷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설립 당시 자본금이 1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키위미디어그룹이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한 253억원을 전액 출자하면서 팍스넷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키위미디어그룹은 팍스넷 인수 이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CB를 끊임없이 발행했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팍스넷 인수자금을 뛰어넘는다.
팍스넷은 지난해 10월23일 100억원 규모의 4회차 CB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 업체인 아이디씨엠이다. 같은 달 30일 73억원 규모의 5회차 CB를 추가 발행했다. 발행 대상자는 핸즈파트너스(20억억)와 이스트게이트 인베스트먼트(5억원) 등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 300억원 규모의 7회차 CB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자는 케이트립주식회사라는 곳이다. 케이트립은 팍스넷 CB 인수 당일 KB증권(200억원)과 라임자산운용(100억원)에 모두 매도했다. 케이트립은 지난해 12월 설립된 신생 법인이다.
다만 9월에는 150억원 규모의 6회차 CB를 발행을 취소했다. 당초 지난 2월 발행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수차례 연기하다 결국 취소됐다. 예정 발행 대상자는 올해 1월 설립된 신생법인 케이제이인베스트먼트조합이었다.
결국 키위미디어그룹이 팍스넷 인수 이후 CB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500여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상상인그룹에서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110억원을 포함하면 1년 동안 600억원이라는 자금이 팍스넷을 통해 키위미디어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자금 조달 목적은 대부분 운영자금과 타법인증권취득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 키위미디어그룹은 253억원을 투입해 600억원의 자금을 굴린 셈이다. 키위미디어그룹은 팍스넷을 인수하기 전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인수 이후에는 적자폭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중국 업체와 체결했던 2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공급계약 해지를 공시하면서 거래금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개시 결정을 받고 현재 회생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회생 관리인은 이현태씨(제3자관리인)와 정철웅 키위미디어그룹 대표가 공동으로 맡는다.
팍스넷의 주가하락은 상상인그룹의 반대매매 영향이 크지만 키위미디어그룹에 인수된 이후 CB 발행을 남발하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팍스넷 CB를 인수했던 KB증권도 지난달부터 100억원 규모에 대해 조기상환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B증권에 대한 조기상환이 이뤄지면 팍스넷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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