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차례 장관급 회의서 물밑 현안 조율고용·소득격차 개선···성장률 2% 하회 우려전문가, 확실한 규제개선과 구조개혁 주문
홍남기 부총리는 취임 후 지난 1년여간 약 100여차례 장관급 회의하면서 현안을 조율했다. 경제활력대책회의와 혁신성장전략회의 30여차례, 녹실회의·현안조율회의 약 50차례,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 20여차례 등 모두 100여차례 조율 회의를 한 덕분에 1기 경제팀 당시와 달리 불협화음은 사라졌다고 평가다.
각종 회의를 통해 최저임금 시행령 수정, 버스 파업 사태와 분양가 상한제,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 등에 대해 조율했다. 7월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작한 이후에는 매주 2차례씩 대응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1기 경제팀의 발목을 잡았던 고용지표와 소득 격차 또한 개선됐다. 10월 취업자도 전년대비 41만9000명이 늘어 석달연속 30만명 넘게 늘었고 고용률은 같은달 기준으로 23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같은달 기준 6년만에 최저다.
올해 3분기 가계의 소득 격차는 4년 만에 감소했다.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이 7분기 만에 최대폭 늘며 2분기 연속 증가한 데 비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일관성 있게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의 효과가 3분기에는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소득분배여건 개선에는 최근 고용회복과 함께 정부 정책효과가 비교적 잘 작동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자평했다.
홍 부총리는 1년 전 취임 직후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활력을 높이는데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470조원에 달하는 슈퍼예산 집행을 상반기 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앞당기고 기업과 민간, 공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끌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고조와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대외여건이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월까지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무려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 올해 수출은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3차례를 제외하면 우리 나라 성장률이 2%에 못 미친 적이 없다. 4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97% 정도 증가해야 성장률 2%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혁신성장도 성과 체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다. 미래차, 드론, 재생에너지, 인공지능, 핀테크,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스마트공장 등 정부의 ‘8대 핵심 선도사업 전략’은 아직 체감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규제개혁 과제는 아직 산적해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등 중점법안은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홍 부총리가 강조했던 공유경제 영역인 차량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사업도 국회 입법으로 좌초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홍 부총리의 내년 목표는 구조개혁과 규제혁신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산업,노동시장,공공부문,구조적 변화대응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되 구조개혁을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는 규제혁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경제 활력이 되살아 나기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홍 부총리가 컨트롤타워로서 분명한 소신을 갖고 정책궤도 수정과 구조개혁의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도 주문한다. 홍 부총리가 청와대의 정책 주도권에 밀리고, 정책결정이 정치논리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보다 우리 경제를 경제원칙에 맞게 운영하려고 노력했던 점은 잘한 점”이라며 “다만, 초기에 이뤄졌던 정책부작용이 계속되는 만큼, 궤도 수정을 명확히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노동이나 규제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력 있게 개혁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총선을 앞두고 홍 부총리의 거취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본인은 ‘경제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총선 출마를 꾸준히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홍 부총리는 끊임없이 불거지는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지금이 우리 경제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므로 경제가 최우선이라는 자세로 좌고우면 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