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롯데백화점에 몸 담은 백화점 전문가부회장 급 막내···BU장 발탁 발표에 의아한 시선도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9일 각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CEO 및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를 롯데의 14개 유통 계열사를 총괄하는 유통BU(사업부문)장에 내정한다.
강 신임 대표는 1959년생으로 경희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그룹과 연을 맺었다.
이후 강 신임 대표는 2007년 롯데백화점 잠실점장과 본점장을 거쳐 2011년에는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과 엔씨에프 대표이사를 겸직했고 2014년부터 롯데백화점 중국사업본부장을 맡던 중 2017년 사장으로 승진, 롯데백화점 대표를 맡았다. 그룹 내에서는 신중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춘 CEO로 평가 받는다. 일반 직원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는 등 소탈하고 소통을 즐기는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강 대표는 3년간 백화점 체질 개선에 주력한 공로를 인정 받아 유통BU장에 선임된 것으로 분석된다.
강 대표의 취임 첫해인 2017년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치며 국내 시장 점유율도 39%대로 떨어졌다. 강 대표는 이듬해부터 부진한 오프라인 사업의 활로를 만들고 온라인 사업 강화에 주력하는 데 집중하며 롯데백화점의 체질을 바꾸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2018년 5월 발표한 온라인사업 투자 계획이 있다. 롯데그룹은 당시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통합하고 앞으로 5년 동안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 원,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계획을 공식석상에서 직접 발표한 게 강 대표였다. 그는 현재 2018년 8월 각 계열사의 온라인 조직을 통합해 신설한 ‘e커머스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강 대표는 부진했던 중국사업 철수를 통해 수익성 개선도 꾀했다. 강 대표가 중국전문가인만큼 중국 사업 회복에 기대를 거는 시선도 있었으나 2017년 사드 배치 경제 보복 후 과감하게 내린 결단이었다. 톈진 동마로점, 톈진 문화중심점, 웨이하이점 등은 이미 영업을 종료했고 남은 청두 환구중심점, 선양점 등 두곳도 철수가 유력하다.
국내에서도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보유 부동산 중 일부를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형태로창원점 현금화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2017년부터 매각을 추진하던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부평점은 지난 5월 각각 부동산 종합개발회사과마스턴투자운용-모다이노칩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또 강남점, 구리점, 광주점, 창원점을 롯데리츠에 매각해 유동화 했다.
롯데백화점의 영등포역사점을 수성하고 인천터미널점 운영권을 신세계에서 넘겨받아 새단장한 것도 강 대표의 공으로 꼽힌다. 영등포역사점은 지하철 영등포역과 연결돼 있는 점포로 한 해 평균 매출이 5000억원으로 ‘알짜배기’로 꼽힌다. 1991년부터 이 점포를 운영해온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다시 사업자에 선정돼 내년부터 최대 20년 더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약 4년만의 신규점포인 인천터미널점도 열었다. 이 점포는 신세계가 1997년부터 운영하던 곳으로 올해 매출 8000억~9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콘텐츠 강화에도 힘썼다. 백화점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기 때문에 차별화한 콘텐츠로 고객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연 영국 유명 프리미엄 생활용품 편집숍 ‘콘란샵’은 강 대표가 직접 영국까지 찾아가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포공항점에는 아시아 최초 ‘쥬라기 월드 체험전’을 유치하기도 했다.
올해 롯데백화점의 실적은 상반기까지 다소 부진했으나 3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되며 반등 신호탄을 쐈다. 3분기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은 7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8%나 늘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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