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서 인간중심 미래 모빌리티 최초 공개5년간 신기술에 20조 투자···단순 제조 넘어 서비스 업체렌터카 통합 관리시스템·AI 기반 승합택시 등 상반기 출시 美 앱티브 합작사 연내 설립···자율주행 플랫폼용 SW 개발플라잉카 부서 신설, NASA 출신 영입···2025년 양산 목표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1월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0’에 참석해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현대차그룹이 기존 청사진으로 제시해 온 ‘스마트 모빌리티 혁신’보다 한 단계 더 진보한 가치다.
현대차의 업그레이드된 비전은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허브, 모빌리티 환승 거점) 등 세 가지 구성 요소의 긴밀한 연결성이 핵심이다.
이는 미래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이라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정립한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비전 달성을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총 61조1000억원이라는 통큰 투자를 결정했다. ‘2025 전략’의 핵심은 미래 신기술 확보다. 전동화와 모빌리티, 자율주행 기술 등을 확보하는데 약 2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모빌리티서비스·플랫폼 1조8000억원 ▲로보틱스 1조5000억원 ▲개인용비행체(PAV) 1조8000억원 ▲자율주행 1조6000억원 ▲커넥티비티 9000억원 ▲전기차 생산 등 전동화 9조7000억원 등이다.
전략적 지분투자는 올해에만 1조7000억원, 5년간 12조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지난해 초 공개한 5개년(2019년~2023년) 투자계획 45조3000억원보다 16조원 늘어난 규모다. 미래사업 역량 확보 차원의 전략지분 투자 등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전체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이와 함께 ▲신차 개발과 제네시스, 연비 개선 등 제품 부문에 26조5000억원 ▲공장 신증설에 14조6000억원 총 41조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신사업 분야 투자를 시작하며 변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했다. 지난해 초 싱가포르에서 동남아 최대 ‘카 헤일링’(차량호출서비스) 업체인 그랩을 비롯해 호주 카넥스트도어, 미국 미고, 인도 레브와 올라, 중동의 카림, 미국 모션랩 등과 손을 잡으며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정했다.
올해부터는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국내 모빌리티 사업을 담당할 신규 법인 ‘모션’을 세웠다. 해외에서 전략적 투자만 단행하던 행보와는 비교된다. 국내에서도 모빌리티 사업 투자를 본격화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8대 2로 출자한 모션의 초기 자본금은 200억원이지만, 추가 자본 투입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예상된다. 최근 전국 16개 지역 렌터카사업조합 산하 총 1117개 렌터카 업체를 회원사로 둔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모션은 국내 렌터카사들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을 주는 통합형 플릿 관리 시스템 ‘모션 스마트 솔루션’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 솔루션은 첨단 IoT가 적용된 단말기와 관리 시스템 등 통합 솔루션 형태로 렌터카 업체에 제공돼 운영 효율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3월까지 시범사업을 지원하는 렌터카 업체와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 뒤, 올해 상반기 중 전국 렌터카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12인승 인공지능(AI) 대형 승합택시 사업도 추진한다. 이 사업은 반경 2㎞ 내외의 서비스 지역에서 이용자가 호출하면 대형승합택시가 원하는 장소에서 태우고 내려주는 합승 서비스로, AI 기술을 활용해 가장 빠른 경로를 제공한다.
우선 상반기 중 3개월 동안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현대차 중형버스 쏠라티 12인승 개조차 6대로 운행한 뒤 월 구독형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톱 플레이어’ 위상을 갖추기 위해 미국 자동차 부품 및 소프트웨어(SW) 기업인 앱티브와 설립하는 합작회사는 연내 미국 보스턴에 세워진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투자 중 최대 규모인 20억 달러(한화 약 2조4000억원)를 투입해 완성차 업체는 물론, 로봇택시 사업자도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플랫폼용 SW를 개발한다.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실체화를 위한 연구개발에도 착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부장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위직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플라잉카 양산에 성공, 선제적인 시장 진입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 더욱 고객 중심적 기업으로 발전해 전 세계 인류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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