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3분기 연속 선정시 거래 중단”공무원연금 “기준 점수 미달이 주된 이유”“증권사 연속 거래 제한 규정 없어” 반박국민연금 거래등급도 2등급으로 떨어져
공무원연금 측은 거래증권사 선정평가 결과 기준 점수 미달을 이유로 들었지만, 하나금투측은 지속적인 선정에 의한 통상적인 거래 중단일 뿐 이라고 밝혀 논란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무원연금은 교보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DS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증권,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등 17개사를 2020년 1분기 거래증권사로 선정했다.
하나금투 외에도 리딩투자증권, 상상인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함께 제외됐고, 교보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DS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9개사가 빈자리를 채웠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거래증권사 선정시 평가결과를 종합해 3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그룹별 거래한도를 차등 설정한다. 선정주기는 연 2회로 재무건전성, 운용상품의 특성, 기금증식의 기여도, 업무협력관계 등을 고려해 적격기관 선정 및 국내외 금융여건의 변화 및 거래기관의 재무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정랑평가 70%, 정성평가 30%를 반영하고 시장 점유율 35점, 발행 및 시황 등 정보제공 실적 20점, 재무안정성 15점, 결제업무 평가 10점 등 채점 기준을 마련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하나금융투자의 거래증권사 제외 이유가 ‘기준 미달’이라는 것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약 3조5000억원으로 5000억원 안팎의 자금만 보태면 초대형 IB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실적에 따른 자기자본 증가와 올해 초 유상증자를 실시한 금액을 더해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한 뒤 초대형 IB 지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공무원연금은 3분기 연속 거래증권사로 선정되면, 4분기째는 거래를 중단하기도 한다”면서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한 증권사의 연속적인 거래를 제한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일축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금운용규정시행규칙 제39조에 따르면 기금의 안정성 및 수익성에 장애가 되는 행위를 한 거래기관에 대해서는 거래 제한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다른 평가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심사단 의견에 따라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9월 소속 애널리스트 A씨의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 산하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특히 해당 수사는 지난해 7월 출범한 특사경의 첫 수사여서 업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특사경은 하나금투 리서치센터를 전격 압수수색해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는 A씨를 비롯한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 10여명의 휴대전화 및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선행매매는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이 주식 및 펀드거래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 거래 전 개인적으로 매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포괄적으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일체의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우월적 지위나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할 경우 결국 고객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만큼 선행매매는 자본시장법상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특사경은 압수수색, 통신조회 등 강제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불공정거래 사건에 신속 대응할 수 있다. 이들은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패스트트랙(Fast-Track)' 사건으로 선정해 검찰청에 이첩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중 서울남부지검이 지휘한 사건을 처리한다.
한편,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도 최근 2020년도 1분기 거래증권사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 결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하반기 거래증권사 평가 1등급이었던 하나금투의 거래등급을 2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금투와 함께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주저앉았다.
해당 등급에서 1등급으로 선정되면 국민연금 약정 규모가 증가할 뿐 아니라, 다른 기관과의 거래에도 연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증권사 법인영업, 리서치센터 성과를 사실상 결정짓는 지표로 인식된다. 이처럼 연기금 주식거래에 잇따라 차질을 빚게 된 하나금투는 올해 법인영업에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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